[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농촌진흥기관이 농업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에 고삐를 죄기로 했습니다. 맞춤형 K-농업기술을 보급하되, K-농기자재 산업의 수출 활로를 개척한다는 전략입니다.
또 기후변화 대응 신품종과 세계 주요 식량작물·채소류를 중심으로 기상재해·병해충에 강한 품종 개발에도 주력합니다.
농촌진흥청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K-농업기술을 활용한 개발도상국 식량안보 기여 방안'을 마련, 실천 계획을 추진한다고 5일 발표했습니다.
구체화 과제로는 농업기술 ODA 파급효과 제고, 글로벌 농업 연구개발(R&D) 네트워크 강화, 호혜적인 농기자재 수출 전략 수립 등입니다.
5일 서효원 농촌진흥청 차장이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에서 K-농업기술을 활용한 개발도상국 식량안보 기여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농촌진흥청)
농진청은 농업기술 ODA 사업의 성공 사례를 효율적으로 확산하고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수원국 정부, 국내 유관 부처, 국제기구·국제 연구기관과 협업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파키스탄에 무병씨감자 수경재배 기술을 전수한 사례를 보면, 현지 씨감자 생산성이 약 6배 상승한 바 있습니다. 파키스탄 정부에서는 국책사업으로 지정, 양국에서 5년간(2023~2028년) 각 250만 달러씩 공동 투자하는 등 씨감자 자급률을 30%까지 확대할 계획입니다.
올해에는 파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6개 국가에서 농업 정책과 연계해 사업을 추진합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주도, 제공하는 아프리카 7개국의 K-라이스벨트 사업 제반 농업기술도 2027년까지 연간 우량종자 1만톤 공급을 목표로 잡았습니다.
또 국제기구·국제 연구기관과 협업해 대륙별 회원국에서 다수 요구하는 기후변화 대응, 농업의 디지털 전환 등을 해결하는 데 집중할 계획입니다. 올해 4월에는 카리브공동체 CARICOM과 함께 '한-카리브 농업연구혁신플랫폼'을 출범, 14개국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농업기술 강국·국제기관과 공동 추진하는 국제협력 연구과제 11개(전체의 40%)는 기후변화 대응 신품종 개발, 농업 디지털 전환 촉진에 집중하는 등 진행할 계획입니다.
세계 주요 식량작물과 채소류를 중심으로 기상재해·병해충에 강한 품종도 7건 개발을 목표로 잡았습니다. 농업 현장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수집, 관리해 작물 생산량을 예측하고 자동 수분관리 기술, 인공지능(AI) 기반 제초 로봇 등 생산성 향상을 위한 환경관리 기술도 개발합니다.
개발도상국의 농업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현지 여건의 다양한 농기자재도 적기에 투입합니다. 한국 농기자재 기업의 해외 진출에도 기회가 열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3개국에는 벼 생산 관련 농기계 20종, 중남미 3개국에는 감자 생산 관련 농기계 16종을 투입합니다. 중동 등 8개국에는 혹서기 또는 물 부족 환경에 적합한 시설원예 기술을 보급, 안정적인 채소 재배를 지원할 계획입니다.
서효원 농진청 차장은 "대상국 환경에 적합한 농기자재를 종합적으로 구성하고 수출 컨소시엄을 조직해 한국형 기술을 해외에서 실증·적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며 "이로써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 발판을 마련, 농기계 수출이라는 새로운 활로 모색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권재한 농촌진흥청장은 "공적개발원조 활동은 지구촌 소외된 이웃의 가난과 불평등을 해소해 삶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국제사회 동반성장을 약속하는 나침반"이라며 "관련 연구개발(R&D)을 주도해 국경을 초월한 지속 가능한 농업 협력을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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