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웅진(016880)그룹이 상조업계 1위 프리드라이프 인수에 나서면서 다시 한번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몸값이 1조원에 달하는 만큼, 이번 인수가 웅진의 신성장 동력이 될지, 또 다시 무리한 확장의 늪에 빠지게 하는 결과를 낳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프리드라이프 인수, 초고령화 시대의 신성장 동력
4일 웅진그룹에 따르면 웅진은 최근 프리드라이프 실사를 진행 중이며, 이달 중으로 종료할 예정입니다. 인수합병(M&A) 거래는 오는 5월 중으로 종결할 계획입니다. 국내 상조업 시장이 초고령화 사회 진입과 함께 성장 가능성이 높은 만큼, 웅진의 프리드라이프 인수는 사업 다각화의 중요한 기회로 평가됩니다.
웅진 측은 프리드라이프 인수를 통해 기존 사업군인 교육, IT, 레저와 시너지를 내는 한편, 전국적인 영업망을 기반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전략입니다. 특히 프리드라이프가 보유한 선수금(2023년 3월 기준 2조2964억원)은 웅진 입장에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유형자산 충분" VS. "추가 차입 여부가 관건"
프리드라이프의 인수 가격은 1조원 수준으로 추정됩니다. 업계에선 웅진이 이번 딜을 완수할 재무적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인수금융을 활용해 담보인정비율(LTV) 50%로 5000억원을 일으킨다고 가정하면, 웅진과 함께 재무적 투자자(FI)로 알려진 유진프라이빗에쿼티(PE)가 나머지 5000억원을 부담하는 구조가 가능합니다. 결과적으로, 웅진이 감당해야 할 금액은 약 2000억~3000억원 수준이며, 보유 현금과 자산을 고려하면 충분히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웅진그룹 주요 계열사의 유형자산은 이 같은 긍정적 시각을 뒷받침합니다. 렉스필드(골프장)의 2023년 3분기 기준 유형자산은 1420억원, 웅진플레이도시는 2023년 말 기준 2692억원의 유형자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웅진이 프리드라이프를 인수한다면 이후 어떻게 운영할지, 어떤 상품을 개발할지에 대해 고민이 많을 것"이라며 "인수대금 확보 여부에 대해선 크게 걱정되진 않는 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웅진이 추가 금융권 차입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웅진이 이미 다수의 유·무형 자산을 담보로 제공해 2835억원을 대출받았으며, 담보권 설정 금액은 3371억원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담보로 제공한 자산의 장부금액이 4863억원에 이르는 만큼, 추가 차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과거 '무리한 확장' 따른 실패, 이번엔 다를까
시장에서는 웅진의 과거 확장 실패 사례를 들어 이번 인수에 대해 우려를 내비치기도 합니다. 웅진은 1980년대 후반부터 공격적인 M&A로 몸집을 키웠으나,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2012년 법정관리에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서울저축은행, 극동건설, 웅진폴리실리콘 등을 인수했다가 저축은행 연쇄 부실 사태와 부동산 경기 냉각 등의 후폭풍을 맞았고, 결국 그룹의 핵심 계열사였던 웅진코웨이를 매각해야 했습니다.
M&A 실패로 큰 타격을 입었던 웅진은 2019년
코웨이(021240) 재인수를 추진하며 재건을 시도했지만, 인수 후 불과 3개월 만에 유동성 위기론이 불거졌습니다. 결국 웅진은 코웨이를 다시 매각할 수밖에 없었고, 이 과정에서 인수자로
넷마블(251270)이 등장하지 않았다면 상당한 후유증을 겪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웅진그룹 본사. (사진=웅진그룹)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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