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서 멈춘 'K-컬처밸리'…김동연 '소통 부족'?
GH 현물출자 동의안, 본회의 상정 불발…민간 공모 차질
도의회 "3월 임시회 고민 중…김 지사, 실마리 풀어줘야"
2025-02-26 15:49:31 2025-02-26 17:12:15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K-컬처밸리 사업이 경기도의회의 벽에 가로막혔습니다. 지난 20일 열린 도의회 본회의에 'K-컬처밸리 복합개발사업 토지 및 아레나 구조물 경기주택도시공사 현물출자 동의안'이 상정되지 않은 겁니다. 경기주택도시공사(GH)에 아레나 시설 등을 출자해 민간 공모를 빠르게 추진하려던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구상이 어그러진 겁니다. 도의회 측은 K-컬처밸리 동의안이 상정되지 않은 건 김 지사가 추가경정예산 추진을 두고 의회와 소통 없이 독주한 탓이라고 주장합니다. 
 
26일 경기도 여주 SKB위성센터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기후경제 비전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경기도)
 
경기도·도의회에 따르면, GH 현물출자 동의안 등 경기도가 제출한 11개 안건이 지난 20일 본회의에 상정되지 않았습니다. 도의회는 김 지사가 추경을 추진하면서 도의회와 대화하지 않았다는 입장입니다. 김진경 도의회 의장은 지난 19일 성명에서 "경기도는 4월 초 의회 의결을 목표로 한 2025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 편성 계획 공문을 시행했다"며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 도의회와의 협의는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
 
도의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도 지난 20일자 성명에서 "도의회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추경은 민생을 외면한 '귀틀막' 불통 행정의 표본"이라며 "이러한 불통 행정은 GH 현물출자 동의안 등 시급한 현안을 가로막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11개 안건이 상정되지 않은 것은 그간 누누이 지적된 김 지사의 소통 미흡 때문"이라며 "유감이라고 할 게 아니라 본인의 능력 부족을 깨닫고, 도의회와의 소통 재개를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도의회 국민의힘은 또 "김 지사에게 강력히 경고한다"며 "선 넘은 대권 행보는 물론이고, 도민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채 정치적 이득만을 위해 추진되는 행정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도 했습니다. 
 
GH 현물출자 동의안은 경기도의 K-컬처밸리 사업 재추진에 '찬물'을 끼얹은 격이 됐습니다. K-컬처밸리는 경기도와 CJ그룹이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일원 32만6400㎡(약 10만평) 규모 도유지에 1조8000억원을 투입해 K-팝 전문 아레나(CJ라이브시티 아레나)와 스튜디오, 테마파크, 상업·숙박·관광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6월28일 경기도가 CJ라이브시티와의 계약을 해지함으로써 사업이 좌초된 바 있습니다. 세부적인 사업 추진 방안을 놓고 갈등을 겪은 겁니다. 양측은 아레나 시설물을 CJ라이브시티가 기부채납하고, 지체보상금에 대해서는 소송 결과를 기다리자고 상호 합의함으로써 분쟁이 일단락했습니다.
 
경기도가 K-컬처밸리 사업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인 시점은 지난달 21일입니다. 당시 경기도는 아레나를 포함한 부지(약 15만8678㎡ 규모) 개발을 민간 공모해 사업에 속도를 낸다고 발표했습니다. 경기도는 아레나를 빠르면 올해 내 재착공해 오는 2028년 준공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토지와 기부채납 받은 아레나 시설물 등 도유자산을 GH에 출자하는 절차가 선행돼야 했습니다. 도유자산 가치는 공시지가 기준으로 3561억원입니다.
 
K-컬처밸리 아레나 조감도. (이미지=경기도)
 
GH 현물출자 동의안의 본회의 상정이 불발되면서 K-컬처밸리 아레나 개발 사업의 민간 공모 절차는 차질을 빚게 됐습니다. GH 현물출자 동의안이 제시간에 상정되고 통과가 됐을 경우에 4월 중 민간 공모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하지만 상정 불발로 인해 4월 임시회에서 처리를 하게 되면, 오는 5월 하순으로 민간 공모 절차가 미뤄지게 됩니다. 조속한 사업 추진을 원하는 경기도는 민간 공모가 더 늦어져서 올해 6월에 이뤄지는 것을 피하려 하기 때문에, '타임라인'이 아슬아슬한 상황입니다.
 
때문에 경기도는 다음달 '원포인트' 임시회가 열릴 가능성에 희망을 걸고 있습니다. 도의회 국민의힘은 원포인트 임시회를 제안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도의회 민주당 총괄수석부대표를 맡고 있는 이용욱 의원은 "K-컬처밸리나 그런 시급한 사업들이 있기 때문에 3월 원포인트 임시회를 당연히 고민하고 있다"며 "'김 지사가 일정 부분은 실마리를 풀어줘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을 이야기하는 분들이 많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경기도의) 아무런 변화가 없는데 뜬금없이 원포인트 (임시회)를 열어서 (안건) 11건을 상정해 처리하겠다고 하면 그전에 상정하지 않은 게 오로지 도의회의 책임이 된다"며 "우리가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어서 처리하고 싶어도 지금은 도의회만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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