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적이양제' 서울 첫 도입…투자 판도 바뀐다
2025-02-25 17:03:28 2025-02-26 16:42:35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서울시가 문화재 주변 지역 등 개발 제한으로 활용하지 못한 용적률을 다른 곳에 팔 수 있는 '용적이양제' 도입을 추진합니다. 도시 공간의 효율적 활용과 지속가능한 개발을 하겠다는 건데요. 용적이양제가 시행되면 부동산 개발 방식과 투자 전략에도 변화를 가져올 전망입니다. 
 
서울시는 25일 오후 서소문청사에서 서울형 용적이양제 '컨퍼런스'를 개최했습니다. 남진 서울시립대학교 교수는 "해외 선진국에서는 용적이양 개념을 활용해 도심 활성화와 자연·역사 보전 등 다양한 목적의 도시관리를 시행하고 있다"면서 "사업지 중심의 국지적 밀도관리에서 벗어난 도시 밀도의 효율적 활용과 배분에 기반한 새로운 도시관리수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를 통해 규제로 이용하지 못하는 미이용 용적의 이전과 활용이 가능하고, 반복적인 제한 완화 대신 전체 밀도의 효율적 활용에 기반한 관리가 가능하다는 겁니다. 
 
김지엽 성균관대학교 교수는 "명확한 용적이양제의 제도적 기반 마련을 위해서는 법·시행령 개정 및 조례 제정이 필요하다"고 했는데요. 용적이양제 도입을 위한 주요 법적 쟁점은 △사인 간의 거래 허용 △법적 상한 용적률 초과 가능여부 △사인 간 거래 과정에서의 세금 문제 △부당결부금지의 원칙 위반 등입니다. 
 
남진 서울시립대 교수가 25일 서울시 서소문청사에서 열린 '서울형 용적 이양제' 콘퍼런스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결국 중요한 것은 양도지역과 양수지역을 명확히 하고, 거래 시 기준을 잘 세우는 것일 텐데요. 일부 지역은 고밀도 개발이 과도하게 진행되거나 용적률 거래 가격 상승이 강남권 내 부동산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시는 우선 공시지가나 감정평가로 선도지역의 용적률 가격을 산정한다는 계획입니다. 현재로써 거론되는 시행 후보지로는 송파 풍납토성, 북촌한옥마을, 경복궁 주변, 공항 주변 등입니다. 
 
김성기 서울시 도시공간전략과장은 "양도자들은 용적 교환 비율을 높게 생각하고, 양수자는 낮게 생각할 가능성이 있어 집행부에서 적절한 교환 비율을 설정하는 게 주요 과제"라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서울형 용적이양제가 투자 판도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승우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세부적인 조건이 굉장히 복잡해서 실제 활용이 쉽지 않지만, 미국 뉴욕에서도 용적이양제를 활용해 기본 용적률보다 높게 고밀 개발한 사례가 있어 투자나 개발사업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용적률이 새로운 자산으로 거래되면서 개발 제한 지역에서는 용적률을 매도해 새로운 수익 창출이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개발 수요가 높은 지역에서는 추가 용적률 확보가 이뤄지면 투자 가치가 상승할 수 있고요. 이와 함께 용적률 이전을 통해 개발이 용이한 지역이 새로운 투자처로 등장하는 한편, 용적률을 기반으로 한 금융 상품도 개발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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