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형 전기차 잇단 출시…보급형 전기차 원년 될까
기아·테슬라·볼보, 저가 전기차 ‘시동’
가성비 따지는 전기차 구매자들 겨냥
"인기 유지 위해 인프라 구축도 중요"
2025-02-25 15:29:12 2025-02-25 15:29:12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이명신 인턴기자] 완성차업체들이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돌파하기 위해 올해 중저가형 전기차를 선보입니다. 소비 심리 위축으로 ‘가성비’를 따지는 고객 수요를 확보하고 신규 전기차 출시로 시장 점유율을 끌어들인다는 목표입니다.
 
기아의 브랜드 최초 전동화 세단 'EV4'. (사진=KIA).
 
25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이달 말 스페인 타라고나에서 개최하는 ‘기아 EV 데이’에서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2’ 콘셉트카를 공개합니다. EV2는 현대자동차의 ‘캐스퍼 일렉트릭’과 체급이 비슷한 소형차로 유럽 현지 수요를 공략할 예정입니다.
 
다음달부터 국내 시장에 출시되는 기아의 첫 준중형 전기 세단 ‘EV4’도 이번 행사에서 함께 공개됩니다. 기아는 한국 시장에서 ‘K3’의 후속 ‘K4’를 출시하지 않고 사실상 EV4로 대체합니다. 준중형 세단시장에서 전기모델만으로 라인업을 꾸리는 것입니다. 중국, 중동 등에서 먼저 출시된 준중형 전기 SUV ‘EV5’도 올해 전 세계시장에 확대 판매한다는 계획입니다.
 
해외업체들도 중저가형 전기차로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섰습니다. 테슬라는 올해 상반기 소형 해치맥 모델Q를 출시할 예정입니다.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1만대 이상 판매한 중형 전기 세단 ‘모델3’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3만달러(약 4300만원) 선으로 책정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폭스바겐은 2027년 양산 예정인 엔트리급 전기차에 앞서 내년에 ID.2올(All)을 먼저 내놨습니다. ID.2올은 2만5000유로(약 3500만원)로 예상됩니다. 볼보는 프리미엄 전기 SUV인 ‘EX30’ 모델을 4000만원대 가격에 출시했습니다.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국내 판매가를 독일, 영국 등 글로벌 대비 2000만원 가량 낮췄습니다.
 
중저가형 전기차가 인기를 얻는 이유는 소비심리 위축으로 가격경쟁력이 높은 모델의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기존 전기차 구매자들이 새로운 기기를 먼저 구매하는 얼리어답터의 성격이 강했다면 최근 전기차 구매자들은 차량 가격과 유지비 등 ‘가성비’를 고려한 고객층이라는 겁니다.
 
전기차 구매 시 지급되는 환경부의 전기차 보조금도 액수가 줄고 있어 가격경쟁력이 높은 중저가형 전기차의 판매량은 늘어났습니다. 실제로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의 ‘2024년 자동차 내수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3000~4000만원대 전기승용차의 판매 비중은 2023년 12.5%에서 2024년 32.8%로 늘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중저가형 전기차의 수요가 이어지기 위해선 인프라 확보가 절실하다고 말합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저가형 전기차가 내연기관차 대비 더 저렴해지기 위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려면 인프라 구축이 우선”이라고 말했습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가격경쟁력 확보 외에도 인프라, 안전 문제가 해결돼야 캐즘을 줄여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배덕훈 기자·이명신 인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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