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8월 20일 14:4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재혁 기자] 지난 3년간 매출 역성장을 이어온
일신바이오(068330)베이스가 예년과 비교해 눈에 띄게 증가한 수주잔고를 채워 넣은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수주잔고의 대부분은 최근 연간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주력 품목으로 채워져 있어 이번 수주잔고 확대가 매출 반등의 시그널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측은 수주잔고 확대와 매출 증가의 직접적인 연관성에 대해선 말을 아끼면서도 수주 증가세에 있는 것은 맞으며, 통상 여름이나 상반기 수주잔고가 채워지는 경향이 있는 것도 아니라고 부연해 기대감을 키운다.
(사진=일신바이오베이스)
예년과 다른 상반기 수주잔고 반짝 증가에 '눈길'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일신바이오의 올해 반기 말 기준 수주 고가 69억원으로 집계됐다. 그간 일신바이오는 연간 매출 감소세와 함께 수주잔고도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연간 매출액은 2021년 244억원에서 2022년 204억원으로 줄어들며 감소세로 접어들기 시작해 2023년 164억원을 거쳐 2024년 108억원까지 내려앉았다. 같은 기간 수주잔고는 97억원에서 36억원으로 감소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수주잔고가 채워지며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는 모양새다. 수주잔고는 올해 1분기 말 기준 지난해 말 대비 14억원 늘어난 50억원으로 집계됐고, 2분기 들어서도 직전 분기 대비 19억원 늘어난 69억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전기말 대비 33억원(91.67%) 늘어난 수주잔고를 보유하게 됐다.
수주잔고 추이를 살펴보면 일신바이오의 사업 사이클상 특별히 상반기에 수주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2022년 반기 말 54억원, 2023년 반기 말 22억원, 2024년 반기 말 38억원의 수주잔고를 확보했는데, 2022년은 반기만에 잔고가 14억원 증가, 2023년은 20억이 감소, 2024년은 2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처럼 예년과는 달리 상반기 들어 이례적인 수치의 수주잔고를 채워 넣는 모습에 회사가 지난 3년간 이어온 역성장을 탈출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다만, 사측은 수주잔고 증가와 향후 매출 증가를 직접적으로 연관짓지는 않았다. 이는 모든 수주 내역이 사업보고서에 기재되지 않는 탓으로 풀이된다. 일신바이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상품의 경우에는 수주와 거의 동시에 출고가 되기 때문에 제조 제품의 경우에만 표기하고 있다"며 "매출 추이는 아무도 모른다. (수주잔고는)수치상 상승세이긴 하며, 통상적으로 여름이나 반기에 특별히 수주가 늘거나 그러진 않았다"고 전했다.
전체 매출 절반가량 차지하는 품목 비중이 87%
일신바이오는 동결건조기, 초저온냉장고 등 바이오 장비를 제조·판매하는 업체다. 올해 반기 기준 동결건조기 제품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55.3%를 차지하고 있다. 이 밖에 초저온냉동고 제품이 20.4%, 제빙기 제품 0.6%, 기타 제품이 2.3%, 상품 매출이 21.4%를 차지하고 있다.
회사의 동결건조기 제품은 다시 FD(Freeze Dryer)모델과 LP(Lyoph-Pride)모델로 나뉘는데, LP모델의 경우 초기 실험단계의 FD모델을 업그레이드해 생산을 목적으로 모든 시스템의 프로그래밍(동결건조 시 온도, 시간, 진공도의 조절 등)이 가능하게 한 대용량 동결건조 시스템이다.
전체 매출의 47.4%를 차지하는 LP모델이 현재 회사의 주력 아이템으로 보인다. FD모델은 전체 매출의 7.9%를 차지하고 있다. 이전 2년간의 매출 비중을 살펴봐도 LP모델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57.4%(204억원 가운데 117억원), 2023년 50.6%(164억원 가운데 83억원)로 집계됐다.
현재 반기말 시점 수주잔고의 품목도 LP모델 수주잔고가 60억원으로 전체 잔고의 86.96%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회사는 수주잔고 확대와 매출 증가를 직접적으로 연결짓지 않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치고 있지만, 매출의 절반가량을 책임지는 주력 상품 위주의 수주잔고 확대는 큰 변수가 생기지 않는 이상 매출 증가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일신바이오는 각 대학교를 비롯한 국책연구소, 대기업의 중앙연구소 내 바이오 관련 실험실, 바이오 벤처의 실험실과 바이오 사업체 품질관리실 등을 집중 공략하며 실험용 장비 납품을 첫째 고객으로 해왔으며, 현재는 주사제 비롯한 의약품 생산을 위한 제약회사 및 기능성 식품 대량 생산을 위한 식품회사와 영농조합, 기술센터 등이 주요 고객으로 관리되고 있다.
일신바이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수주가 취소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된다"며 "거의 다 매출로 이어지는데 납기 시기가 좀 미뤄지거나 좀 당겨질 수는 있다. 매출로 인식되는 시점은 납기 완료 시"라고 설명했다. 반기보고서에 기재된 수주잔고 중 납기가 올해 12월 이전으로 기재된 수주내역은 40억원 규모다.
한편 일신바이오의 올해 분기별 매출액은 1분기 19억원, 2분기 35억원 등 상반기 누적 54억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43억원 대비 25.58% 증가한 수치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