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후판 반덤핑 관세…철강, 숨통 튼다
무역위, '28~38%' 관세 부과 건의
국산 후판 가격 경쟁력 회복될 듯
2025-02-20 18:00:00 2025-02-21 09:20:15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미국의 25% 관세부과 충격에 빠진 국내 철강업계의 숨통이 트일 전망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가 중국산 후판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를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저가공세로 떨어진 국내산 후판의 가격 경쟁력도 다소 회복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현대제철 후판 생산 모습. (사진=현대제철)
 
20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부 무역위원회(무역위)는 중국산 열간압연 후판에 대한 잠정 덤핑방지관세 27.91%~38.02% 부과를 기획재정부에 건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는 국내 2위 철강사인 현대제철이 지난해 7월 중국산 후판에 대해 산업부 무역위에 반덤핑 제소를 한 데 따른 것입니다. 현대제철의 반덤핑 조사 신청 후 무역위는 3개월 뒤 반덤핑 조사를 개시했습니다.
 
후판은 조선업에 주로 쓰이는 철강재입니다. 선박 전체 원가의 20% 안팎을 차지하는 핵심 원자재로 불립니다.
 
현대제철은 중국산 후판이 국내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반덤핑 제소에 나섰습니다. 중국은 현재 자국에서 소화하지 못한 후판 물량을 싼 가격에 한국으로 밀어내고 있습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산 후판 수입량은 117만9328톤(t)입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수치이며 역대 최고 수준입니다. 지난 2021년 중국산 후판 수입 물량인 32만6145t과 비교하면 3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국내로 쏟아진 후판 물량은 우리 조선사들이 주로 소화 중입니다. 중국산 후판 가격은 국내산 후판보다 20% 저렴해 원가절감이 가능합니다. 더군다나 한국과 중국의 후판 품질 차이가 크지 않아 사용량은 점차 늘어나는 상황입니다.
 
중국산 후판 뿐만 아니라, 우리 철강사들은 자동차 차체에 주로 쓰이는 열연강판의 저가공세에 대해서도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앞서 현대제철은 작년 12월 중국과 일본산 열연강판이 중국산 후판과 마찬가지로 싼값에 국내로 유입되고 있다며 반덤핑 제소를 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조만간 무역위가 중국·일본산 열연강판의 반덤핑 조사를 시작할 것으로 풀이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무역장벽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철강 관련 무역장벽이 낮았다”며 “산업 피해를 막기 위한 반덤핑 관세는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철강업계의 한숨은 올해 더 깊어진 상황입니다. 다음달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국우선주의 관세정책으로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25% 추가 관세를 내야되기 때문입니다. 또 연간 263만t 미국 수출 철강재의 무관세 혜택인 '쿼터제'도 폐지되면서 추가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현재도 철강사들의 실적 부진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내 1위 철강사인 포스코홀딩스의 작년 영업이익은 2조174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8.4% 줄었습니다.  2위 업체인 현대제철도 작년 영업이익 3144억원으로 전년대비 60.6%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무역위가 해외 철강재의 저가 공세로부터 국내 철강업체들이 피해를 봤다고 인정하면서 철강업계가 받아온 피해는 다소 완화될 것으로 풀이됩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무역분야에서의 여러 이슈로 철강업계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업계의 후판 수급이 원활히 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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