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이명신 인턴기자]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도입 등 글로벌 규제가 강화되면서 올해 철강업계가 탄소중립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산 저가 철강재 유입 등 어려운 상황 속 규제가 강화되는 만큼 철강업계는 저탄소 공정 인프라를 확충하며 대응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현대제철 인천공장 전기로 가동 모습. (사진=현대제철)
8일 업계에 따르면, EU는 내년부터 CBAM을 도입해 철강·알루미늄 등 6개 품목에 탄소세를 부과합니다. 탄소세는 이전 1년 치의 탄소 배출량을 근거로 계산하기 때문에 사실상 올해부터 영향을 받게 됩니다. 미국 역시 올해부터 청정경쟁법(CCA)를 적용해 철강 등 품목에 대한 탄소 규제를 강화합니다. 철강업계는 대표적인 탄소 다배출 산업으로 규제 강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데요.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철강 품목 EU 수출액은 49억달러에 달합니다. 미국의 경우에도 50억달러 규모로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내 철강업체들은 저탄소 공정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과 함께 전기로 설비를 늘리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석탄 등 화석연료를 사용해 쇳물을 뽑아내는 대신 전기를 사용해 쇳물을 뽑아내면 기존 고로 대비 탄소배출량이 4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한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입니다.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에 8000억원을 투자해 액화천연가스(LNG) 자가발전설비를 건설할 예정입니다. 당진제철소는 현재 고로와 전기로를 함께 가동 중인데요. LNG 자가발전소 설립을 시작으로 전기로 중심 생산체계를 구축해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을 달성한다는 계획입니다.
포스코는 광양제철소에 약 6000억원을 투입해 올해까지 전기로 공장을 준공합니다. 규모는 연간 250만톤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에 들어가는데요. 수소환원제철 기술인 ‘하이렉스’(HyREX) 개발도 속도를 올려 2030년까지 상용화 검증을 마친다는 방침입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수소환원제철 기술 등 신기술 개발에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당장은 기존 설비의 효율성을 높이고 저탄소 철강원료를 사용하는 식으로 대응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는데요. 업계 관계자는 “수소환원제철 기술 등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건 중장기 플랜”이라며 “브릿지 기술인 전기로 효율을 높이고 탄소 저감 제품 양산 등이 현재 대응책”이라고 했습니다.
배덕훈 기자·이명신 인턴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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