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위기 속 혁신 다진다…"초격차로 재도약"
신년사 속 '위기·쇄신·기업가정신' 단어 빈번
안전·기술경쟁력 강조…AI 생태계 구축 시도
2025-01-02 16:28:13 2025-01-02 16:28:13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재계가 어려운 대내외 여건 속에서도 혁신을 발판으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야심찬 을사년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초심으로 돌아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기업가정신을 재점화해 '글로벌 초격차'를 완성하겠다는 포부입니다. 
 
1일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가 2일 4대 경제단체와 10대 그룹의 신년사를 분석한 결과, 위기와 혁신이라는 단어가 가장 빈번하게 등장했습니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고금리·고환율, 대통령 탄핵, 무안 여객기 참사 등으로 내수까지 위축된 복합 위기의 돌파구를 '위기가 곧 기회'라는 기본에서 찾으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금 우리에게는 어려움을 알면서도 행동으로 옮기는 용기, '지난이행'의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면서 다가올 미래에 동을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으로 '본원적 경쟁력' 확보를 꼽았습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올 한 해 더욱 강도 높은 쇄신이 필요하다"고 했고,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현재의 난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역시 "우호적이고 희망적인 상황이라도 한순간에 바뀔 수 있다는 위기의식과 절박함으로 어떠한 조건에도 흔들리지 않을 한화만의 실력을 갖춰야 한다"고 했습니다.
 
특히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맡고 있는 최 회장은, 인공지능(AI) 등으로 대표되는 기술 개발과 인재육성을 경쟁력 제고 방안으로 제시했습니다. 최 회장은 "AI 산업의 급성장에 따른 글로벌 산업구조와 시장 재편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며 "AI를 활용해 본원적 사업 역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AI를 실제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삼성전자와 LG도 이에 호응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이날 한종희·전영현 부회장 명의의 신년사를 통해 "AI가 만들어가는 미래는 우리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초격차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재도약의 기틀을 다지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자"고 했습니다.
 
'ABC'(AI·바이오·클린테크)를 그룹의 미래 주력 사업으로 점찍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해 말 일찌감치 신년 포부를 전하면서 "고객의 시간 가치를 높이고 무한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AI와 스마트솔루션, 건강한 삶과 깨끗한 지구를 만드는 바이오, 클린테크까지 그룹 곳곳에서 싹트는 혁신의 씨앗들이 미래의 고객을 미소 짓게 할 반가운 가치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굴뚝 기업에서 4차산업 선도 기업으로 체질 개선 중인 두산도 AI를 강조했습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사업을 단단히 지키기 위해서는 시장 지배력 강화가 중요하다"면서 "기술 발전 속도로 볼 때 향후 기업 활동의 모든 분야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그룹 내 AI 생태계 확충에 힘을 쏟자고 했습니다.
 
아울러 기업들은 안전을 혁신에 못지 않은 최우선 과제로 꼽기도 했습니다. 권오갑 HD현대 회장은 '우리 회사에는 당신이 다치면서까지 해야 할 중요한 일이 단 하나도 없다'는 사업장 내 문구를 상기시키며 "안전은 모든 생산의 근본이다. 안전에 있어서 만큼은 인력과 예산투입에 주저함이 없도록 신경써달라"고 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