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동참…자사주 매입·소각에 기업 주가↑
기업들 주가 부양 총력… 매입·소각 확대
주주환원 강화에 시장 긍정 반응
2025-02-19 15:38:09 2025-02-20 08:14:30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삼성전자, 남양유업 등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발표한 기업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주요 금융지주사들도 잇따라 강화된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상장사들의 자사주 취득·소각이 크게 증가할 전망입니다.
 
자사주 매입 소각 소식에 주가 화답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날 남양유업은 6월 말까지 2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는 신탁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습니다. 남양유업은 '주가 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상장주식의 4.3%에 이르는 27만8164주를 사들여 6개월 이상 보유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1월 최대주주가 홍원식 등 3명에서 사모펀드 한앤코로 바뀐 뒤 두 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해 432억원어치를 소각한 바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20일 3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했습니다. 보통주 5014만주, 우선주 691만주 규모입니다. 소각 예정 금액은 약 3조486억원입니다.
 
삼성전자는 또 18일 이사회에서 오는 5월16일까지 보통주 4814만주(2조6963억원), 우선주 663만주(3036억원)를 추가로 취득하기로 결의했습니다. 5월까지 취득할 약 3조원 규모 자사주 중 약 5000억원은 임직원 상여 등 주식 기준 보상용이고, 나머지 약 2조5000억원은 주가 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 목적입니다.
 
셀트리온도 이날 주가 안정,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1000억원을 들여 자사주 약 55만주를 5월16일까지 장내에서 사겠다고 밝혔습니다. 전체 상장주식의 0.3%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2월30일부터 2월17일 사이에도 54만주 규모의 자사주를 주당 평균 18만496원에 사들였다고 공시에 함께 공개했습니다.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과 소각 계획을 속속 밝히면서 주가도 화답하는 모습입니다. 삼성전자는 18일 1.61% 상승한 5만6900원에 마감한 데 이어 19일에도 3% 넘는 강세를 보이며 5만8000원을 넘어섰습니다. 같은 날 삼성전자 우선주도 5%대 강세를 나타냈습니다.
 
자사주 매입 공시가 나온 이날 남양유업은 전날보다 4.56% 오른 7만5600원에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장 초반 52주 신고가(7만7000원)를 경신한 후 8% 강세를 이어갔습니다.
 
주주환원 제고 노력, 올해도 지속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주요 금융지주회사들도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연이어 발표했습니다.
 
지난 4일 하나금융지주(4000억원)를 시작으로 KB금융지주(5200억원)와 신한금융지주(5000억원), 우리금융지주(1500억원) 등이 자사주 소각 계획을 공시했습니다. DGB금융지주는 보유 중인 자사주 200억원에 400억원을 추가 매입해 모두 6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할 예정입니다.
 
다만 KB금융의 경우 주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은 탓에 주가도 한풀 꺾인 모양새입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의 자사주 매입 규모가 시장 기대를 하회했다"며 "이는 가중위험자산(RWA) 0.15% 수준으로, 보통주자본(CET1) 비율이 5bp만 움직여도 자사주 매입 규모는 1500억~2000억원가량 변할 수 있어, 자사주 매입 규모를 추정하기에 불확실성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을 제외한 대다수 은행들이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를 발표했다"며 "은행주 전체적으로 밸류업 모멘텀이 위축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습니다. 최 연구원은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주주환원 규모를 발표한 은행주는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습니다.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기업에 맞춰 주주환원을 위한 기업들의 노력은 지속되고 있는데요.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사의 자사주 취득 규모는 14조3156억원으로 2023년 8조2863억원 대비 72.8% 증가했습니다.
 
자사주 소각 규모도 156.0% 급증해 12조원을 넘겼습니다. 상장사들이 지난해 자사주 취득과 소각 규모를 크게 늘린 것은 국내 주식시장 침체에 따른 주가 하락 방어용 매입·소각이 증가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자사주를 취득 또는 소각한 상장사 수도 크게 늘었습니다. 지난해 자사주를 매수한 상장사는 464사로, 2023년 376사 대비 23.4% 증가했습니다. 자사주를 소각한 상장사도 96사에서 137사으로 42.7% 급증했습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깃발. (사진=뉴시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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