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 정책선임기자] "아들 캡틴아메리카 사줄까. '수퍼 파워'로 지구를 지키는 영웅이야. 하늘을 날아다니는 '팔콘' 친구랑, 헐크 알아? 헐크도 함께 지켜줘. 힘 대장이야~"
이제 막 6세가 된 아들에게 마블시리즈의 슈퍼 히어로물을 늘어놨다.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겨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다는 불혹의 정점에 태어난 우리집 귀염둥이이자 늦둥이에게 줄 새해 선물을 말이다.
허나 장난감 선택에 있어 부자 간 온도차는 뚜렷했다. '헬로카봇'에게 진 캡틴아메리카. 나름 깨어있는 'X 세대' 아빠거늘, 아이 눈높이가 아닌 내 기준에 선물을 제시했으니 요즘 아이의 유행 패턴을 몰랐다.
어느새 고사리 같은 아들 손에는 헬로카봇 백과사전이 펼쳐져있다. 이건 무슨 로봇~ 저건 무슨 로봇 등 한 장 한 장 넘기며 쏟아내는 이름 모를 로봇들이 100가지는 넘는 듯했다.
영화 캡틴 아메리카 한 장면
헬로카봇의 주인공 차탄은 초등학교 1학년생이라는데 이 많은 로봇을 가지고 있으니 든든하고 세상 무서울 게 없겠다만 장난감 박스에 하나둘씩 쌓여가는 로봇을 보고 있으니 로봇 지옥에 빠질게 뻔했다.
친가, 외가 등 보이는 족족 집안사람들에게 헬로카봇 노래를 부르더니 어느덧 로봇 군단을 형성하고 있다. "와하하 저게 다 얼마냐~" 변신로봇 하나에 10만원을 훌쩍 넘는 것도 있으니 시쳇말로 인플레이션 시대라지만 씀씀이는 '카봇+인플레'라고 표해도 과언은 아닌 듯하다.
그래도 꼰대스러운 지천명이니 어벤져스가 헬로카봇을 이긴다고 6살짜리 아들에게 으름장이다. 마블 덕후들에겐 어벤져스 중 아이언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