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독립' 눈감고 변죽만 울린 5대 금융지주 회장
금감원장, 5대금융 회장과 사외이사 역량강화 업무협약식
지배구조 핵심 '사외이사 독립성' 외면한채 전문성만 강조
2025-02-13 14:58:07 2025-02-13 23:18:12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5대 금융지주 회장이 지배구조 개선에 공감하면서도 사외이사 '독립성'에는 침묵해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3일 서울 종로구 금융연수원에서 양종희 KB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이찬우 NH금융 회장, 고석헌 신한금융 부문장 등 5대 금융지주 회장과 만나 사외이사 양성 및 역량 강화를 위한 다자 간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사정상 참석하지 못해 고 부문장이 대신 자리했습니다.  
 
그간 금융사들은 중요한 의사결정에서 이사회를 패싱하는 등 내부통제 부실을 드러내면서 각종 사고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런 이유로 이 원장은 비정상적인 금융사 지배구조와 사외이사제도에 대해 개선을 요구해왔습니다. 그럼에도 이날 5대 금융지주 회장 중 사외이사 독립성에 대해서 얘기를 꺼낸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금융 밸류업 프로그램의 가장 중심 축의 하나가 지배구조 선진화"라며 "그 중 이사회 활동의 전문성, 역량 강화가 가장 중요한 한 축"이라고 했습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이 원장이 앞서 금융그룹의 지배구조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이를 위해 이사회가 본연의 기능을 해줘야 한다는 것을 말했는데 건전한 성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아주 핵심적인 말"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서는 각별한 애정을 가져주심에 감사드린다"고 했고, 이찬우 NH금융지주 회장은 "사외이사가 전문성, 공익성 있는 부분에서 하는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하나 같이 변죽만 울리고 지배구조 개선의 핵심인 사외이사 독립 문제는 회피했습니다. 
 
금융사 사외이사는 회장을 추천하고 주요 안건을 심의하면서 유일하게 경영진을 견제할 수 있는 기구입니다. 하지만 회장 측근 또는 지지세력으로 채워지다보니 사실상 '거수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KB국민·하나·우리금융지주가 공시한 '2023년 지배구조 및 보수 체계 연차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금융사 이사회에 올라온 의결 안건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사외이사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3일 서울 한국금융연수원에서 열린 사외이사 양성 및 역량 강화 업무협약식에서 참석자들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오른쪽부터 이 금감원장,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이찬우 NH농협금융 회장, 이준수 한국금융연수원장.(사진=연합뉴스)
 
최근 불법대출, 횡령 등 내부통제 미비로 벌어진 반복된 사건들도 경영진에 대한 이사회 견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기 때문이란 지적이 많습니다. 금감원도 지난 3일 우리은행·KB국민은행·NH농협은행에 대한 정기검사 결과를 발표면서 이사회의 패싱 사례를 언급한 바 있습니다.
 
다만 금감원 관계자는 "사외이사 교육 프로그램 신설 관련 자리다보니 그 취지가 전문성 제고에 무게가 실려있는 부분이 있다"며 "원장도 사외이사 등 이사회 전문성뿐만 아니라 독립성 강화에 대해서도 항상 강조하는 부분"이라고 밝혔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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