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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삼성물산(000830) 건설부문이 지난해 주요 건설사 가운데 가장 큰 폭의 미청구공사 증가율을 기록했음에도 회수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아 보인다. 증가한 미청구공사 금액 대부분이 삼성그룹 계열사로부터 수주한 공사에서 발생한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그간 계열사 발주 공사를 통해 수익성을 제고해왔기에 오히려 시장의 기대감이 감지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옥.(사진=삼성물산)
9개월간 미청구공사 9000억원 증가…삼성전자 물량 다수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연결 기준 미청구공사 규모는 지난 2023년 말 기준 1조8443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2조7331억원으로 9개월간 48.2%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기준 상위 10대 건설사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다음으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곳은 HDC현대산업개발(33.2%)과 롯데건설(30.8%)이다. 같은 기간 포스코이앤씨의 미청구공사 규모가 10.6% 감소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10대 건설사 가운데 미청구공사가 줄어든 곳은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 2곳뿐이다.
미청구공사는 ‘아직 수령하지 못한 공사비’를 의미한다. 시공사가 발주처에 아직 청구하지 않은 금액이다. 공사비를 요청했으나, 아직 받지 못한 금액인 공사미수금과는 구분된다. 이에 따라 모두 유동자산에 속하지만, 공사미수금은 매출채권으로 계상된다. 미청구공사 중 발주처로부터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은 대손충당금을 설정해 영업실적에 반영한다.
9개월 간 건축(빌딩)공사에서 반영된 미청구공사 규모가 가장 컸다. 지난 2023년 말 건축공사 미청구공사는 1조334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3분기 2조350억원으로 약 2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플랜트공사는 6387억원에서 5341억원으로, 토목공사는 1584억원에서 1445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미청구공사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공사는 삼성그룹 계열사가 발주한 프로젝트들이다. ‘평택 P4 신축공사’(
삼성전자(005930) 발주)에서 4805억원의 미청구공사가 발생하며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고, △평택 P4 Ph2(삼성전자) 1301억원 △미국 Taylor FAB1 신축공사(Samsung Austin Semiconductor, LLC) 1253억원 △평택 P3 Ph3(삼성전자) 574억원 등이다. 이들 공사의 미청구공사액은 총 7933억원에 달한다. 2023년 말 해당 프로젝트들에서 발생한 미청구공사는 전무했다. 약 8000억원의 금액이 미청구공사 증가분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다. 그러나 이들 공사의 미청구공사로 인한 손상액은 없었다.
준공일 협의 ‘빈번’…공사비 회수 우려 거의 없어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지난해 3분기 누적 연결 기준 삼성전자 등 특수관계자와의 거래에서 벌어들인 매출은 5조3180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건설부문 전체 매출(14조9808억원)의 30%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반도체 제조공장인 평택캠퍼스 프로젝트가 다수를 차지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이 프로젝트 공사를 수행하면서 수 차례 계약변경을 경험했다. 실제 지난해 (P3 Ph2)FAB동·복합동 마감공사의 공사비를 기존 1조5197억원에서 2조845억원으로, (P3)FAB동·복합동 하부서편(Ph1) 마감공사를 1조8399억원에서 2조1285억원으로, (P3 PJT)FAB동·복합동 골조·단지 토목공사를 2조1868억원에서 2조3485억원으로 각각 증액해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삼성물산이 진행 중인 3건의 공사비만 1조151억원이 증액된 바 있다.
일례로 지난해 3분기 사업보고서상 삼성전자의 미국 반도체 생산법인인 ‘미국 Taylor FAB1 신축공사’의 준공일은 2024년 4월이었다. 삼성물산은 “현재 계약상 납품기일은 경과했으나, 발주처가 요구한 추가 공사 등으로 인해 공사가 진행 중이다. 당사는 발주처와 계약기간 연장에 관해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 공사의 공사기간, 공사비가 변경된 계약이 향후 공시될 전망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과거부터 전체 미청구공사 중 그룹 계열사 발주 공사의 비중이 높았다. 평택캠퍼스 공사들의 경우 하나의 프로젝트에 대한 ‘차수’가 많아 준공 시점에 관해 발주자인 삼성전자와의 협의가 빈번한 편”이라면서 “일부 해외 공사들에서 발생한 미청구공사는 경계해야겠지만, 계열사 공사의 기성 수령에 대한 우려는 사실상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8조6550억원, 영업이익 1조10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대비 매출은 3.4%, 영업이익은 3.2% 각각 감소했다. 특히 회사는 지난해 초 신규 수주 18조원을 목표로 설정했는데, 18조418억원 규모 공사를 수주하며 목표치를 상회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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