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대선 유력…다보스 간 김동연, 극우 선긋는 오세훈
김 지사 "대한민국 대외신인도 높이기 위해 최선"
오 시장 "법원 향한 폭력, 민주주의 근간 흔들어"
2025-01-20 16:03:16 2025-01-20 16:03:16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정치권에서 조기대선 유력하게 점쳐지면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오세훈 서울시장도 대권행보에 속도를 냅니다. 내란수괴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씨는 현재 헌법재판소 심판을 받고 있습니다. 헌재에서 윤씨 파면이 결정된다면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러야 합니다. 이르면 3월 중순 윤씨 파면이 결정된다면, 대선은 이르면 5월 늦어도 6월엔 대선이 치러질 걸로 전망됩니다. 이에 김동연 지사는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 포럼)에 참석, 경제전문가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 19일 서울서부지법 습격에 관해 "법치 파괴 행위"라고 비판하면서 '아스팔트 보수'와 선을 긋는 모양새입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부터 24일까지 5박7일 일정으로 다보스 포럼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경기도에 따르면, 김 지사는 국내 정치인과 지방자치단체장 중에서 유일하게 다보스 포럼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경기도는 김 지사의 다보스포럼 참석에 관해 '세계경제올림픽'에 '경제국가대표 선수'로 참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 지사는 지난 19일 스위스에서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내란수괴에 대한 구속영장발부, 당연한 결과"라며 "전세계 경제지도자들에게 한국 민주주의의 회복력과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굳건하다는 점을 자신 있게 알리겠다. 대한민국의 대외신인도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습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페이스북 글. (사진=김동연 지사 페이스북 캡처)
 
김 지사는 경제관료 출신으로, 문재인정부에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역임했습니다. 이후 줄곧 경제전문가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김지사는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 선호 이튿날인 4일에도 전세계 지도자들에게 서한을 보내 "한국의 경제·산업 전 부문이 이상 없이 가동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오 시장은 국민의힘 소속이면서도 여당과 차별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윤석열씨를 지지하는 아스팔트 보수와 선긋기에 나서며 합리적이고 온건한 보수 이미지를 표방하는 겁니다.
 
오 시장은 지난 19일 새벽 아스팔트 보수가 서부지법을 습격한 일이 발생하자 당일 페이스북에 <어떤 분노에도 법과 원칙이 무너질 수는 없다'> 제목의 글을 올리고 "법원에서 벌어진 집단 폭력 행위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면서 "국민 누구도 납득할 수 없는 법치 파괴 행위이며, 법질서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민주당 진영의 '판사 좌표 찍기'가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듯, 법원을 향한 '거리의 폭력' 또한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며 "폭력 앞에 법이 무너진다면, 그것이 곧 대한민국 최대 위기"라며 "어떤 경우든 자신들의 분노를 폭력으로 표출하는 일이 용인돼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20일 오전 오세훈 서울시장이 규제철폐 대상지인 서울시 강북구 미아동 130번지 일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전문가들은 두 단체장의 행보가 조기대선을 염두에 두고 존재감을 높이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두 사람 다 지금 아직까지 (대권 획득) 가능성이 그렇게 높지 않기 때문에 가능성을 높이려고 애를 쓰는 것"이라며 "오 시장 입장에서는 최근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뜨고 있으니까 신경이 쓰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극우들이 지지하는 김 장관과 달리, (오 시장) 본인은 약간 중도 성향이기 때문에 김 장관하고 차별화 행보를 하는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 역시 "김 지사는 노골적으로 대선 행보하기엔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각을 세워야 하는 점이 부담스럽다"며 "이때 제일 좋은 것은 도지사로서의 행보를 열심히 하는 것인데, 자신이 경제 전문가기 때문에 다보스 포럼이 (대선 행보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대선에 나설 때를 대비해 아스팔트 보수의 폭력에 대해서 원론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며 "당원 지지를 받기 위해서 앞으로 야당을 비판하는 공세가 더 세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두 단체장의 현재 행보가 대권 도전에 큰 도움이 되는지 회의적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오 시장이나 김 지사나 국민이 주목할만한 명확한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며 "김 지사가 다보스 포럼에 참석하는 것이나, 오 시장이 극우 폭력에 선긋는 것을 국민이 주목할 여유가 없다"고 했습니다. 이어 "그때그때 그냥 대응하는 차원으로는 경쟁력 있는 대선 후보로 발돋움하기 쉽지 않다"며 "(특히) 김 지사는 이 대표의 강성 지지자 중심 (체제)과는 차별화해 중도층 외연 확장을 해야 경쟁력이 생긴다"고 지적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