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반윤·친윤·친한·반공에 전문시위꾼까지 '한남동 아수라장'
민주당 의원들, '계엄 해제 의결' 언급
볼보빌딩서 진보 군소정당 깃발 휘날려
친윤·친한 충돌…입당 받는 자유통일당
2025-01-13 16:50:17 2025-01-14 08:45:27
[뉴스토마토 신태현·차종관 기자] 윤석열씨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앞두고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근처는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윤씨 탄핵·체포에 찬성하는 '반윤(반윤석열)' 집회, 윤씨의 탄핵·체포에 반대하는 '친윤(친윤석열)' 집회가 장기간 대치하고 있는 데다 반공(반공산주의) 집회와 '친한(친한동훈)' 집회까지 뒤엉켰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전문 시위꾼까지 등장했습니다.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이 13일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도이치모터스 전시장 앞에서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13일 오후 대통령 관저 근처 일신아트홀 앞에서 윤씨 탄핵·체포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는 한국노총 출신인 김주영·백승아·어기구 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같은 당 천준호 의원이 함께 했습니다. 어 의원은 "노동 형제들이 피땀 흘려 쌓아 올린 민주주의, 경제가 무너지고 있다"며 "내란수괴 윤석열을 한국노총의 이름으로 반드시 체포하고 구속하자"고 했습니다.
 
특히 백 의원은 지난해 12월4일 민주당 주도로 윤씨의 비상계엄 선포를 해제한 일을 상기시키며 "민주당 의원이 못 미더울 때도 많겠지만 2시간 만에 계엄을 해제한 게 누구냐"며 "한번 더 믿어달라"고 했습니다. 김 의원도 "국회에서 바로 계엄 해제를 의결 안했으면 어떻게 됐을까.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라며 "반드시 윤석열 체포하고 윤석열 없는 나라, 국민 통합돤 나라. 국민 모두가 함께 사는 대한민국을 위해서 국회에서 함께 최선 다하겠다"고 했습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13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일신아트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대통령 관저에 보다 근접한 볼보빌딩 앞에는 진보 군소정당인 국민주권당 등이 '윤석열·김건희 체포단'을 꾸려 농성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장에는 다른 진보 군소정당인 민중민주당, 소나무당 깃발이 놓여있었습니다. 조국혁신당 깃발도 휘날렸습니다.
 
국민주권당에서는 윤씨 부부 체포와 함께 미국의 내정 불간섭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12일 집회에서 공연한 극단 경험과상상 관계자는 "이미 탄핵된 한덕수와 윤석열 체포를 적극 방해한 최상목은 오지랖을 떨며 내정 간섭하고 있는 교활한 미국이 자기 이름 불러준다고 권한대행을 지지한다고 하니, 마치 자기가 대통령인 줄 안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미국 정부가 윤씨 탄핵소추 이후 한덕수 권한대행, 최상목 권한대행을 잇따라 인정한 점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또 국민주권당과 연관된 시민단체 모임 '촛불행동'에서는 미국 의회조사국이 지난해 발표한 한국 관련 보고서를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보고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부패 혐의 등으로 기소됐으며 미국의 한미일 공조체제 전략을 반대한 인물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윤석열·김건희 체포단'이 13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볼보빌딩 앞에서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한남동 부근에선 친윤과 친한의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한남초등학교 앞에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지지자 2명이 윤씨 지지자 측 트럭 사회자를 향해 아유를 했습니다. 윤씨 지지자 20여명 이상이 순식간에 그들을 둘러싸고 "배신자", "탄핵 주범" 외에도 욕설과 밀치기 등을 했습니다. 경찰이 말리려했으나 갈등 상황이 20분 이상 지속됐습니다.
 
국민의힘 인사들은 '윤씨 지킴이'를 자처하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6일엔 김기현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 40명이 관저 앞에 집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윤씨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고 나섰습니다. 이후로 국민의힘 소속 당협위원장들은 관저 앞을 교대로 지키는 중입니다. 이날에는 심재철 전 의원 등이 관저 앞에서 대기했습니다.
 
심재철 전 의원(오른쪽 앞 2번째) 등 국민의힘 정치인들이 13일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출입통로를 지키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한남동에서 윤씨 탄핵·체포에 반대하는 주요 집회를 주도하는 단체는 자유통일당을 주축으로 한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입니다. 때문에 관련 집회가 열리는 한남대로 북단의 도이치모터스 전시관 앞에서는 자유통일당 가입 권유가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13일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도이치모터스 전시장 앞에 있는 자유통일당 입당원서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입당원서를 나눠주던 김모(50)씨는 “윤석열 대통령이 북한에 퍼주지 않으니까 종북 반국가세력들이 탄핵을 시킨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주사파들은 '동성애가 잘못된 것이다'라고 가르치면 차별이라며 처벌하려는 법을 만들고 있다. 동성애가 합법화되면 나라가 문란해질 것”이라며 “대한민국 법도 성경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우주만물을 창조한 하느님의 통치에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씨는 취재진에게 “애국단체에 가입하고 좌파에 저항하라”고 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차종관 기자 chajonggw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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