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코로나 팬데믹 기간 비대면 서비스 성장과 함께 우후죽순 생겨났던 메타버스 중 다수가 종료 수순을 밟고 있는 것과 달리, 글로벌시장을 발판 삼아 사업 확대에 나서려는 곳들이 있어 주목됩니다.
LG유플러스(032640) 키즈 메타버스 키즈토피아가 한국시장을 넘어 동남아 3개국에서 가입자 기반을 키우고 있습니다. 일본 시장 확대를 위한 사전 수요조사(태핑)도 진행 중입니다. 네이버제트의 제페토는 지식재산권(IP) 협업을 강화하며 글로벌 고객 확대를 노리고 있습니다.
실제로 글로벌 IT업계 전체로 눈을 돌리면, 세계 최대 IT·가전전시회(CES)2025 주요 트렌드에 확장현실(XR)이 언급될 정도로 메타버스 제2전성기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히 존재하는데요. 다만 고객 표적화에 성공한 승자만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유플러스 키즈토피아 가입자가 10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키즈토피아는 아이들이 3차원(3D) 가상 체험 공간에서 인공지능(AI) 캐릭터들과 외국어·동물·공룡·우주 등을 체험하며 학습할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한국을 시작으로 필리핀, 말레이시아, 태국 등 동남아 3국에서 가입자 기반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일본에도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하반기 대만과 인도네시아로도 서비스 확대를 고려 중입니다. 키즈토피아는 동영상 중심의 기존 서비스에서 벗어나 인터랙티브 요소를 강화했습니다. 사용자의 참여와 소통을 통해 자발적으로 만들어지는 세계관 구축에 집중했는데, 게임에 익숙한 알파세대에 AI, 체험·학습 요소를 접목할 경우 가치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본 것이 적중한 셈입니다.
LG유플러스 모델들이 키즈토피아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제페토를 서비스 중인 네이버제트는 로컬 파트너와 협력을 강화하며 글로벌 월간활성이용자수(MAU) 2000만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K팝과 적극 연계하며 10대를 중심으로 한 해외 이용자들의 커뮤니티로 자리잡았는데요. 로컬 파트너사와 협력하며 가입자 확대를 노리고 있습니다. 현지화된 콘텐츠·서비스 제공을 통해 사용자 저변을 넓히려는 전략입니다. 산리오 '헬로키티' 외에 '진격의 거인', '원피스' 등 일본 내 인기 콘텐츠와 지식재산권(IP) 제휴를 맺으며 주목도 높이기에 나섰고, 최근에는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최애의 아이'와 1차 콜라보레이션 이벤트도 오픈했습니다. 직접 만든 아바타로 애니메이션 속 인물을 구현하고, 공통의 관심사를 매개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통로를 만들겠다는 계산입니다. 네이버제트 관계자는 "제페토 안에서 2차, 3차 콘텐츠 생산이 일어나면서 교류할 수 있도록 판을 만드는 것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메타버스 사업 철수가 이어지면서 시장 침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는데요. 메타버스 업계는 타깃화에 성공한 기업들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는 수순으로 보고 있습니다.
SK텔레콤(017670)은 오는 3월31일부로 이프랜드 서비스를 종료합니다. 이프랜드 전용 인플루언서를 모집하고 K팝 콘텐츠와 연계하며 플랫폼 활성화에 나섰지만, 지속적인 이용자 감소에 사업 철수를 결정했습니다.
KT(030200)도 기업간거래(B2B) 시장을 겨냥한 메타버스 메타라운지는 물론, 기업과소비자간거래(B2C) 플랫폼 지니버스 서비스를 종료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서비스 색깔을 갖춘 자들만 살아남았다"면서 "단순히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보다 타깃층을 초세분화하고, 이들에게 유용한 가치를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짚었습니다.
CES2025에서 XR이 주류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메타버스의 제2 전성기에 대한 기대감도 나옵니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2028년 엔터테인먼트, 게이밍, 스포츠 등을 포함한 소비자 부문이 XR 시장 가운데 34.8%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메타버스는 소비자 XR분야를 대표하는 영역으로 꼽히는데요. 기업, 헬스케어, 항공·우주·국방, 에너지, 차량 등 다양한 분야 가운데 소비자 XR 시장이 여전히 클 것으로 본 것입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후발주자들도 적극 뛰어들고 있습니다. 롯데이노베이트는 신규 메타버스 게임 칼리버스 인베이전을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습니다. 쇼핑과 엔터테인먼트에서 게임으로 타깃을 구체화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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