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증인 22명 불출석…야 "전원 고발"
야당, 정진석 등 '보이콧' 강력 규탄
여당, 일정 미합의 이유로 '동반 보이콧'
2025-01-08 17:11:45 2025-01-09 06:42:15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당을 비롯한 국무위원들의 자리가 비어있다.(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한 22명의 증인이 모두 '보이콧' 했습니다. 이들은 '수사 중인 사안' '비상 상황 대기' 등의 불참 사유를 밝혔는데요. 내란 방탄도 모자라 명분 없이 변명으로 일관했습니다. 결국 국회 운영위원회(운영위) 야당 위원들은 8일 불참한 대통령실 참모진들을 고발하는 안건을 의결했습니다. 
 
정진석·신원식·김태효 일제히 '모르쇠'
 
당초 운영위는 이날 대통령실 참모진을 대상으로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현안 질의에 나설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실에서 증인이 한 명도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국민의힘 역시 의사일정 미합의를 이유로 동반 보이콧을 했습니다. 
 
국회 운영위원장인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불참한 참모진들은) 국회에 출석해 증인으로서 (계엄 관련) 책임을 참회하고 진실을 말할 의무가 있다"며 "주권자인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습니다. 
 
국회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제12조 및 제15조에 따르면 증인으로 채택된 뒤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하지 않으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이날 운영위에 불참한 22명의 증인 중 대통령비서실 소속 14명의 불참 사유는 비슷합니다. 정 비서실장·성태윤 정책실장·홍철호 정무수석 등은 '수사기관과 출석을 협의 중이고, 현안질의의 내용이 수사 중인 사안에 해당' 등의 이유로 불참했습니다. 
 
국가안보실 소속인 신원식 국가안보실장·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 등 5명은 모두 같은 이유를 댔습니다. 이들은 '안보실 증인을 대상으로 한 수사기관의 조사 진행과 국가 안보 및 외교 공백의 우려'로 참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증인으로 채택된 박종준 대통령경호처장 등 3명은 '경호 업무 때문' 등을 이유로 불참했습니다.
 
"국민에 대한 집단 항명"
 
운영위 야당 위원들은 대통령실 참모진의 불참을 맹렬히 비판했는데요.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증인 출석 현황을 봤는데 가관이다"라며 "정 비서실장은 수사 중인 사안에 해당해 못 온다고 한다. 그러니까 국민 앞에 나서서 설명해야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실 관계자 전원이 현안질의 출석 요구를 거부한 것은 국민의 부름에 대한 집단 항명"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이번 운영위에 불참한 대통령실 소속 참모들은 직간접으로 불법 계엄에 연루돼 있습니다. 정 실장·신 실장 등은 국회에서 계엄 해제 결의안이 통과된 직후 국방부 지하 함찹 결심지원실(결심실)에 여러 논의를 하기 위해 모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김 차장이 계엄에 관여됐다는 의혹도 이날 열린 운영위에서 폭로됐는데요. 김 의원은 "김 차장이 지난해 HID(북파공작원부대)에 방문했는데 매우 이례적"이라며 "HID에 가서 부대원들의 훈련 모습도 자세히 체크를 했다. 외교를 담당하는 김 차장이 여기를 왜 갔는지 의심스럽다"라고 전했습니다.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지난달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를 만난후 나서고 있다.(사진=뉴시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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