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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오름테라퓨틱이 코스닥 상장에 재도전한다. 지난 11월 증시 불황으로 상장 일정을 철회한 이후 한달 만이다. 이번에는 희망 공모가 밴드를 20% 낮췄다. 오름테라퓨틱은 신규 표적 치료제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최근 주요 파이프라인의 임상이 난항을 겪고 있어 흥행여부는 미지수다.
수출 1억불 달성에도 임상 '걸림돌'
오름테라퓨틱은 지난 2016년 설립된 항체-분해약물접합체(DAC) 플랫폼 개발 기업이다. 바이오산업에서 플랫폼이란 기존 의약품에 적용해 다수의 후보물질을 도출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을 의미한다.
(사진=오름테라퓨틱)
오름테라퓨틱이 개발 중인 DAC 플랫폼 TPD²는 정상세포가 아닌 암세포만 공격하는 항체약물접합체(ADC)와 질병 유발 단백질을 억제하는 표적단백질분해(TPD)를 결합해 서로의 단점을 보완한 형태다. 치료 효과와 안정성을 동시에 높인 기술로 2021년부터 학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오름테라퓨틱은 미국 바이오제약사 버텍스(BMS)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고 이후 로열티(경상 기술 사용료)는 별도 조건으로 최대 1억 8000만달러 어치의 계약을 따냈다.
이중 선급금은 계약의 55.6% 수준인 1억달러다. 이에 오름테라퓨틱은 지난해 매출액 1354억원, 영업이익 956억원, 당기순이익 68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한국무역협회가 주관한 대전·세종 수출유공자 시상식에서 1억불탑을 수상키도 했다.
하지만 현재 추진 중인 주요 파이프라인 임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오름테라퓨틱의 신약후보물질은 총 2개로 BMS에 기술 이전한 AML 치료제 ORM-6151와 양성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 ORM-5029가 있다. 이중 ORM-5029의 임상이 중단됐다. 임상 1상에서 1명의 참여자에게 심각한 수준의 약물 이상반응(SAE)이 보고됐기 때문이다. 해당 약물은 오는 2026년경 계약금 약 2488억원대에 기술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됐다. 이에 따른 추정 매출은 182억6300만원이지만 임상 문제로 해당 매출 실현이 불확실해졌다.
오름테라퓨틱은 이에 대해 “ORM-5029 임상은 아직 종료되지 않았고 진행 중”라며 “차후 SAE 사유를 분석해 공개하고 내년 1분기 중으로 임 절차에 다시 돌입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주요 파이프라인의 임상이 난항을 겪음에 따라 매출과 영업이익은 다시금 정체기를 맞았다. 지난 2023년 정점을 찍은 이후 감소세다. 오름테라퓨틱의 매출은 지난해 1354억원에서 올 3분기 209억원으로 떨어졌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979억원 이익에서 9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 3분기 기준 유동비율은 2203.09%, 부채비율 22.25%를 기록해 재무 위험은 낮은 편이다. 지난 7월 BMS사와 맺은 기술이전 계약에 따라 추가적으로 지급될 8000만달러를 고려하면 향후 5년 내 재무 위험 발생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평가됐다.
공모주식수, 희망 공모가 대폭 낮춰
오름테라퓨틱은 상장을 재추진하면서 공모주식수를 기존 300만주에서 250만주로 줄였고, 희망 공모가 밴드도 3만원~3만6000원에서 2만4000원~3만원으로 낮췄다. 이에 따라 공모금액은 600억원~750억원으로 결정됐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5023억원~ 6279억원이 될 전망이다. 대표 주관사는 변동 없이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사진=전자공시시스템)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오름테라퓨틱의 비교기업을 기존 △
한미약품(128940) △
JW중외제약(001060) △
HK이노엔(195940) 등 3개사에서 JW중외제약을 제외한 두 곳을 선정했다. 한미약품과 HK이노엔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19.26배로 오름테라퓨틱의 올해 반기 기준 최근 4개 분기(LTM) 순이익 993억원이 기업가치에 산정됐다. 이에 따른 주당 평가 가치액은 8만6388원이다.
이번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할인율은 65.27%~72.22%로 적용됐다. 파이프라인의 임상 문제가 반영된 결과다.
오름테라퓨틱은 이번 상장을 통해 조달하는 자금을 연구개발과 운영에 사용할 계획이다. 오름테라퓨틱은 ADC를 활용한 'TPS스퀘어' 플랫폼 신약 후보물질 개발과 TPD 타깃 단백질 제품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인수인 의견을 통해 “오름테라퓨틱은 저분자 물질 표적 항체 개발 등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고 최근엔 해외 유력 바이오 회사와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라며 "발현이 어려운 세포 내 표적 단백질에 대해서도 자체적인 항원 디자인을 통해 성공적으로 발굴한 경험이 있다"라고 평가했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은 오는 1월17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된다. 이어 2월3일 공모가 확정 후 오는 2월4일부터 5일 이틀 동안 공모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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