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지윤 기자] 새로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중소기업은행지부 노동조합 집행부가 다음 달 출범합니다. 18대 노동조합 임원 선거에서 류장희 후보가 위원장에 당선됐습니다. 18대 노조는
기업은행(024110)의 불합리한 임금 체계를 바로잡는다는 계획이지만 험로가 예상됩니다. 2024년 임단협이 3개월간 지지부진한 논의를 이어가자, 노조가 이달 말 총파업을 예고했기 때문입니다.
13일 류 당선자는 "전 집행부인 김형선 위원장의 경우 주 4.5일제 등 노동자 복지 측면에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는 총 인건비 자체에 대한 근본적 문제를 공론화하고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며 "이익배분제, 특별 성과급 등 직원들을 위한 공정한 임금 체계 성립에 가장 우선 가치를 둘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새로운 집행부는 현재 진행 중인 올해 임단협 투쟁을 성공시켜 1600만원 현금성 보상을 쟁취해 노조원 개개인에게 지급하겠다는 계획입니다. 1600만원은 기업은행에서 4급 20호봉 기준 특별성과급과 우리사주, 보상휴가(시간외수당)를 금액으로 환산한 규모입니다. 공공기관이라는 이유로 동일 노동을 제공하는 시중은행 대비 30% 적은 임금을 받고, 정부의 총 인건비 제한으로 1인당 약 600만원에 달하는 시간외근무 수당을 지급받지 못하는 상황을 고려했습니다.
류 당선자는 "시중은행은 노사 합의로 결정된 PS(초과이익배분금) 제도가 존재하지만, 기업은행은 그런 게 없다 보니 직원들에게 특별 성과급이 지급되지 않는다"며 "게다가 야근을 하더라도 야간수당을 전액 다 현금으로 받지 못하고 보상휴가라는 형태로 받는다는 점 등까지 고려해 1600만원이란 상징적 숫자가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류 당선자 취임식은 다음 달 10일입니다. 이날까지 임단협 타결이 되지 않을 경우 17대 집행부에서 추진하던 임단협 투쟁을 새로 출범하는 18대 집행부가 이어가야 합니다. 노조는 △이익배분제 도입을 통한 특별성과급 지급 △밀린 보상휴가 현금 지급 △우리사주 금액 증액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사측과의 공식적인 임단협 교섭은 결렬된 상태입니다. 지난 9월부터 △3번의 대표단 교섭 △10번의 실무자 협상 △2번의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절차를 거치며 임단협 교섭을 진행했으나 사측은 이를 모두 거부했습니다. '정부 승인'이 필요하다는 이유입니다. 이에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는 쟁의권을 확보하고 2주 뒤 총파업을 예고했습니다. 지난 12일 '2024년 임단협' 과정에서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95%(6241명)가 찬성 표를 던졌습니다.
18대 류장희 집행부는 임단협 요구사항이 수용되지 않는 한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공공기관 예산지침 특성상 올해 임단협에서 확정한 임금 인상률은 다음 해에 쓸 수 없어 통상 해를 넘기지 않고 노사가 임단협을 체결해왔지만, 이번에는 끝날 시기를 미리 정하지 않고 목표를 이뤄나가겠다는 각오입니다. 또 당선자 모두 17대 집행부 구성원이기도 했던 만큼 총파업에도 동참해 힘을 실을 예정입니다.
(왼쪽부터) 지난 6일 18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기업은행지부 임원 선거에서 당선된 이동철 수석 부위원장 당선자, 류장희 위원장 당선자, 남혜인 부위원장 당선자, 이성목 부위원장 당선자가 서울 중구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당선증을 받은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
임지윤 기자 dlawldbs2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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