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김건희, 이준석 '입'에 달렸다
'공천개입 의혹' 일파만파…'키맨' 이준석에 쏠리는 눈
2024-11-18 18:09:25 2024-11-18 18:09:25
[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운명이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에 달렸습니다.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는 명태균 씨의 '입'으로부터 촉발됐는데요. 명 씨가 구속되면서, 그와 언론 사이 소통 창구는 단절된 상태입니다. '이준석의 입'이 새 뇌관으로 떠올랐습니다. 
 
 
입 연 이준석…'공천 개입' 새 국면
 
이 의원은 지난 15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윤석열 당시 대통령 당선인이 2022년 6·1 지방선거 때, 포항시장·서울 강서구청장 후보 공천에 개입했다"고 폭로했습니다. 이 의원은 2022년 지방선거·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당대표로 '공천개입 의혹'의 키맨 중 1명입니다.
 
이 의원은 "당선인이 역정을 내면서 공천을 얘기했다"며 "김정재 당시 국민의힘 경북도당위원장이 반발하면서, 대통령이 나한테 '공천 이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고 계속 얘기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했습니다.
 
이강덕 당시 포항시장 예비후보(현 포항시장)는 당내 경선을 앞두고 경북도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컷오프(공천 배제) 결정이 내려지자,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이에 이 의원이 도당 공천관리위원회 결정을 뒤집고 경선을 결정하자, 김정재 경북도당위원장이 윤 대통령을 통해 문제를 제기했다는 설명입니다. 
 
이 의원은 윤 대통령이 김태우 강서구청장 공천을 요구했다고도 말했습니다. 이 의원이 '강서구 당협위원장 3명이 전부 반대한다'는 점을 들어 문제 제기했는데도, 윤 대통령이 "그 사람들 이상하다"며 김 전 구청장 공천을 강행하라고 했다는 겁니다.
 
앞서 이날 <뉴스토마토>는 "김정재 경상북도위원장이 김 여사 뜻이라며 이강덕 예비후보를 컷오프 하려 하자, 이 의원이 이를 확인하기 위해 김 여사를 직접 찾아갔다"고 보도했습니다.
 
사실상 이날 이 의원의 해명은 '윤 대통령에 대한 공격'과 '자기방어'에 집중한 모습이었습니다. "윤 대통령의 무리한 요구에 할 말은 했다"는 게 요지인데요. 이 의원이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를 찾아가 이 문제를 논의한 행위가 적절했는지' 여부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이 의원은 <뉴스토마토>가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에 대해 첫 보도했던 지난 9월25일에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 여사의 공천개입은) 미수인지도 판단이 불가능하다"며 "선의의 조언일 수도 있다"고 평했습니다.
 
이를 두고 "이 의원이 지난 2달 동안 사실상 '눈치 보기' 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 문제가 터졌을 때, 본인은 잘 모르는 일이라는 식으로 회피하기만 했다는 겁니다. 그가 이 시점에 '폭로전'에 뛰어든 건, 검찰과 친윤(친윤석열)계가 공천개입 의혹의 초점을 '윤 대통령 부부'가 아닌 '이 대표' 본인에게로 끌고 가는 데 대한 반발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판도라상자 예고…장성철 "부적절한 공천 '8곳'"
 
이로써 이 의원의 '입'에서 나온 '공천개입 의혹' 관련 인물은 김영선 전 의원, 김진태 강원도지사, 김은혜·안철수 의원,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 문충운 포항시장 예비후보 등 총 6건으로 늘었습니다. 다만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 의혹 사건이 더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보수성향 정치평론가 장성철 씨는 18일 채널A 라디오 '정치 시그널'에 출연, "이 의원이 2022년 지방선거에서 8가지 정도 부적절한 일(공천)이 있었다고 하더라"라고 말했습니다. 
 
이 의원이 공천개입에 대해 털어놓기 시작하면서, 그가 검찰 조사에서 어떤 말을 할지에 대해서도 시선이 쏠립니다. '판도라 상자' 열리는 셈인데요. 이 의원은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도 "윤 대통령과 친윤계가 나를 당대표에서 몰아냈던 2년 전에 폭로할 수도 있었지만 내가 성인군자라서 참았다"고 했습니다.
 
검찰은 명태균 씨와 김영선 전 의원의 신병을 확보한 후, 진술과 압수수색 자료 등을 바탕으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연루 의혹을 받는 정치인에 대한 구체적인 검찰 조사 일정은 아작 잡히지 않은 걸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14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과 공천 시기 소통한 기록을 다 확인했는데, 웃겨서 말도 안 나오는 것들도 봤다"며 "혹시라도 검찰에서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 있어 조사하겠다고 하면, 당연히 가서 이미 나와 있는 것보다 더 확실한 것들을 이야기해 줄 의향이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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