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8일 취임 100일을 맞았습니다. 지난 3월 창당 이후 첫 번째 시험대인 4·10 총선을 성공적으로 넘긴 조 대표는 지난 7월 전국당원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되면서 본격적인 정치 여정을 시작했는데요. 최근에는 원내 정당 중 처음으로 '탄핵'을 거론하며 윤석열정권 규탄에 당력을 모으고 있습니다.
다만 '대통령 탄핵' 등 선명성 강화가 되레 조국혁신당의 수권정당화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습니다. 수개월째 한 자릿수 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것도 숙제로 남아있습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김건희 공동정권 종식 이후 준비"
조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조 대표는 "두려움 없이 대한민국 혁신의 길을 만들어 나가는 '담대한 소수'가 되겠다"고 이제 막 발을 뗀 신생정당으로서의 포부를 밝혔는데요.
그러면서 그는 "망국적인 윤석열·김건희 공동정권을 향해 돌을 던지겠다. 동시에 윤석열·김건희 공동정권 종식 이후를 준비하겠다"고 윤석열정부를 향해 칼끝을 겨눴습니다.
앞서 지난 26일 서울 서초동에서 진행했던 '검찰해체·윤석열 탄핵 선언대회'를 언급하면서는 "(집회에) 3000명정도가 모였는데 당원만으로는 가능하지 않을 숫자"라며 "오동잎이 떨어지면 가을이 온 줄 안다는 말이 있는데, 집회 참석 인원, 유튜브 중계 조회수, 여론조사 결과 등 모든 점에서 오동잎이 떨어졌다고 생각한다"고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조 대표는 "매달 서초동에서 탄핵 집회를 개최하는 것과 별개로 매주 전국을 돌면서 '탄핵 다방'으로 국민들과 만나겠다"며 현시점에서 조국혁신당의 최우선 과제가 윤석열정권의 조기종식임을 재차 확인했는데요. 그는 "탄핵은 상징적으로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고 유일한 방식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정국 상황에 따라 정치 주체의 판단에 따라 퇴진, 개헌, 하야 등 여러 가지가 있다"고 윤 대통령의 결단을 압박하기도 했습니다.
갈 길 먼 '대중정당'…민주당과 관계설정도 '난제'
조국혁신당의 존재 이유와도 같은 대통령 탄핵에서는 이처럼 명확한 비전을 제시했지만, 대중정당으로의 도약 과제에서는 여전히 물음표를 남겼습니다.
지난 10·16 재보궐선거에서 조국혁신당은 전남 영광·곡성, 부산 금정 등 세 곳에서 후보를 냈지만 단 한 곳에서도 승기를 잡지 못했는데요. 부산 금정에서는 단일화를 통해 민주당에 기회를 내줬고, 일찌감치 한 달 살기로 세몰이에 나섰던 전남 영광에서는 지도부가 총 출동해 막판 스퍼트에 나선 민주당의 아성을 넘지 못했습니다. 곡성에서도 35%라는 상대적으로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으나 '민주당 텃밭'이란 벽을 넘기 어려웠죠.
그럼에도 조 대표는 "당초 (득표율을) 최소 목표로 각각 30% 정도로 생각했다"며 "이번 선거를 통해서 조국혁신당이 어떤 강점이 있고, 어떤 약점이 있음을 알게 됐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고 긍정적인 의견을 보였습니다.
이어 그는 "2026년 6월의 지방선거를 목표로 단계적으로 준비를 하겠다"며 "내년 초까지 시도당과 지역위원회 등의 조직 정비를 마치는 것을 우선으로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총선 직후만 해도 10%대 초반을 유지하던 지지율이 지난 여름 이후로는 한 자릿수 대에서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는데, 이 역시도 지역 조직이 완비되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조 대표는 내다봤습니다. 그는 "조직 정비가 끝나고 난 뒤에야 의미 있는 지지율이 나오게 될 것"이라며 "그즈음 목표는 15% 정도로 잡고 있다"고 기대했는데요. 조 대표는 또 "이를 기초로 2026년 6월을 대비하겠다"며 "전국 단위에서 평균적으로 30% 정도를 넘는 것이 목표"라고도 덧붙였습니다.
동시에 조국혁신당 출범 초기부터 '쇄빙선의 역할을 하겠다'며 줄곧 '우당 관계'임을 강조해 왔던 민주당과의 관계 역시 변화가 있을 것을 시사했는데요. 그간 조국혁신당은 윤석열정권 심판에서는 민주당과 궤를 함께했지만, 원내 교섭단체 요건 완화, 소수 정당의 민생협의체 참여 등의 문제에서는 줄곧 민주당의 협조를 구하는 위치에만 머물러 있었습니다.
조 대표는 "정책적인 면에서 보면 (민주당과) 금투세(금융투자소득세)·종부세(종합부동산세)·연금문제 등에서 국민분들께 덜 알려진 차이가 분명히 있다"며 "그 차이는 차별성을 위해 억지로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애초부터 그랬던 것"이라고 입을 열었습니다.
이어 그는 "지난 9월 이재명 민주당 대표께 본인 스스로를 '보수에 가까운 실용주의자다'라고 말했다"며 "이것이 민주당의 향후 정책 방향을 예고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지적했는데요.
조 대표는 "그 점에서 우리는 조금 다를 것 같다"며 "비전과 정책이 다르므로 경쟁을 하는 것이다. 우리가 12명의 의석으로, 16만명의 당원으로 '민주당과는 다른 길을 가려고 이 여정을 시작했다는 점을 알아달라"고 본격적인 경쟁의 막이 열릴 수 있음을 예고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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