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지상전 시사…격화되는 중동 정세
헤즈볼라 탄도미사일 발사 '맞대응'…이스라엘군 "전쟁 새 단계 진입"
2024-09-26 07:25:30 2024-09-26 07:25:30
25일(현지시간)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 인근을 겨냥해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이스라엘 사페드시 인근 공터에 떨어진 후 이스라엘 소방헬기가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 충돌이 갈수록 거세지는 가운데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지상전 돌입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이스라엘이 지상전 준비에 나선 것은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정보기관인 모사드 본부를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보입니다.
 
앞서 헤즈볼라는 지난 24일(현지시간) 텔레그램을 통해 성명을 내고 "레바논과 그 국민을 지키기 위해 오전 6시30분 텔아비브 외곽에 있는 모사드(이스라엘 해외 정보기관) 본부를 겨냥해 카데르-1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헤즈볼라가 텔아비브를 표적으로 삼은 것은 지난해 10월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이후 처음이고, 탄도미사일 발사 역시 처음입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6시30분쯤 텔아비브 등 이스라엘 중부 지역에 공습경보 사이렌을 울리고 주민들에게 방공호 대피를 지시했습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매체는 미사일과 무인기(드론) 등을 요격하는 '다비즈 슬링'(다윗의 돌팔매) 방공망이 가동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인명피해는 신고되지 않았습니다.
 
이스라엘은 현재 헤즈볼라를 나흘째 공습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레바논 보건당국은 25일 하루 공습으로만 최소 51명이 숨지고 200명 넘게 다쳤다며, 사흘째 이어진 이스라엘군의 공습은 대학살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군은 '다음 단계'로 지상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이스라엘 현지 언론에 따르면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 방위군(IDF) 참모총장은 헤즈볼라 지상 공격에 대한 가상훈련을 진행 중인 부대를 방문해 "여러분은 (레바논에) 진입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헤즈볼라에 계속 타격을 가하기 위해 훈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오리 고딘 북부사령관도 "우리는 전쟁의 새 단계에 들어섰다"고 말했습니다. IDF는 이날 이스라엘 북부에 배치될 예비군 2개 여단을 소집하고 있다며 "예비군 소집을 통해 헤즈볼라 테러 조직과 전투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필요한 경우 레바논 지상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작전과 관련한 언급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양측의 충돌이 갈수록 거세지면서 중동 정세는 더욱 격화되는 분위기입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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