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임박…K 반도체·배터리 '촉각'

반도체 등 첨단기술 둘러싼 미중 패권 경쟁 심화트럼프 당선 시 국내 배터리·전기차 산업 타격

 

[뉴스토마토 최수빈 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약 한달 반 앞두고 국내 반도체 및 배터리 업계가 선거 결과에 따른 사업 환경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의 반도체·배터리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둘 중 누가 당선 돼도 향후 첨단 기술을 둘러싼 미중 패권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점쳤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혜택이 축소되면서 국내 배터리·전기차 산업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한미협회가 23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공동 개최한 한미 산업협력 컨퍼런스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패널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제공)

‘반도체 삼국지’의 저자인 권석준 성균관대학교 화학공학과 교수는 2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한미 산업협력 컨퍼런스’에서 “미국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 미중 패권 경쟁은 반도체를 넘어 인공지능(AI)과 양자컴퓨터 등으로 확전될 것”이라며 “특히 AI 반도체는 국가대항전에 더해 엔비디아 연합 대 미국 IT·첨단기업 중심의 반 엔비디아 연합의 대결 구도로 발전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다만 두 후보의 대외 정책 방향에 차이점이 있는데요. 민주당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은 반도체 패권을 위해 동맹국 클러스터 중심의 대외정책을 강조하는 반면, 공화당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국 중심 클러스터 전략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중국이 반도체 및 기술 발전을 경계하는 미국의 규제로 인해 반도체 자급자족을 위한 기술 개발에 나서면서 높은 반도체 생산 비중을 확보할 가능성도 제시됩니다. 

 

이에 권 교수는 한국의 대응 방안에 대해 “고성능 AI 전용 메모리칩과 선행 기술 표준·로드맵 설정 등 제반 분야에서 미국의 대체 불가능한 핵심 파트너 위치를 점유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이를 위해 국내 메가 클러스터 생태계 확충과 차세대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R&D)·인력 투자 등 중장기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배터리 분야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할 경우 IRA 혜택이 축소되면서 국내 기업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배터리 산업 애널리스트인 루카스 베드나르스키는 트럼프 대통령 후보가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을 내연기관차의 대안이 아닌, ‘틈새시장’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유세에서 시추를 독려하는 구호인 “드릴, 베이비, 드릴”을 외치면서 석유와 가스생산을 더욱 확대할 것을 예고했습니다. 이에 루카스는 “한국의 배터리 산업은 미국 기업들이 채굴한 리튬을 활용할 수 있고, 양국 기업과 대학 간 공동 연구개발(R&D) 추진은 물론 한국 배터리 연관 스타트업들이 미국 벤처자본과 연계할 수 있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양국 협력방안에 대해 제언했습니다. 

 

최수빈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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