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삼성전자(005930)가 갤럭시탭을 해외 보다 비싸게 국내에 내놓으며 '한국형 애플리케이션 비용'을 내세웠지만, 실제 기본 제공되는 한국형 어플은 10여개에 불과해 논란이 되고 있다.
26일 국내에 출시되는 갤럭시탭을 확인해본 결과 기본으로 제공되는 한국형 어플은 NHN(035420)의 네이버 지도와 삼성전자의 올쉐어 어플, 팅크웨어(084730)의 아이나비 등 10여개에 불과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탭을 미국보다 30만 이상 비싸게 국내에 출시하면서, DMB 기능과 100개에 이르는 '한국형 어플' 무료 제공을 그 이유로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10여개만 기본 탑재되고 나머지는
SK텔레콤(017670)이 운영하는 안드로이드 어플 오픈마켓 T-스토어나 삼성앱스를 통해 무선인터넷으로 접속해 내려받아야 하는 것이다.
심지어 EA사의 자동차 게임은 2000원을 지불해야 내려받을 수 있다. 공짜라던 두산동아의 사전 어플도 각각 1000원에서 4500원까지 유료로 내려받아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탭은 기본 약정인 월 4만5000원 요금제의 경우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가 적용되지 않아 무선인터넷 비용을 낼 수 밖에 없다"며 "이 경우 사실상 유료로 어플을 내려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갤럭시탭을 기계값만 내고 구입해 와이파이망을 이용하려 해도 독점 판매 중인 SK텔레콤의 유선 인프라 부족으로 사용이 쉽지 않다.
결국 갤럭시탭 이용자들이 100여개의 한국형 어플을 무료로 이용하기는 사실상 어려운 셈이다.
이 때문에 갤럭시탭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해외보다 비싼 값에 갤럭시탭을 구매하면서도 어플 비용을 별도로 내는 건 '이중 부담'"이라는 불만도 나온다.
상황이 이렇게 된 배경을 놓고도 여러 추론들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우선 삼성전자가 갤럭시탭에 100여개의 어플을 기본탑재할 경우 기계 작동이 느려지는 등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오픈 마켓에서 다운로드 받도록 조치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삼성전자가 콘텐츠 개발사들과 협상에 실패해 일부를 유료로 전환할 수 밖에 없었다는 주장도 있다.
특히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의 갈등설도 나온다.
제조사 보조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갤럭시탭값이 올라가면서 양측 사이에 갈등기류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탭 출시 전후 SK텔레콤이 갤럭시S 수준의 제조사 보조금을 요구했지만 삼성이 고심 끝에 거부한 것으로 안다"며 "이 때문에 갤럭시탭이 '고가' 비판을 받으면서 양측간 미묘한 갈등기류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반면 삼성 주변에서는 "SK네트웍스(001740)를 거치는 SK텔레콤의 단말기 수급을 통한 이윤 남기기 구조가 갤럭시탭의 값 상승을 더 부추겼다"며 SK텔레콤쪽으로 화살을 돌리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은 이런 주장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고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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