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왼쪽부터), 윤상현, 나경원, 원희룡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이 8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제주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의힘의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8일 첫 합동연설회가 열린 가운데 '김건희 여사 문자 논란', '제2의 연판장 사태'를 둘러싼 후보들 간 난타전이 벌어졌습니다. 전당대회가 과열 양상으로 치닫자 국민의힘 지도부에서는 후보들에게 자중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이날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광주·전북·전남·제주 국민의힘 합동연설회가 열렸습니다. 당대표 후보 4명을 비롯해 최고위원 후보 9명, 청년최고위원 후보 4명이 모두 참석했습니다.
한동훈 겨냥한 원희룡…"팀 화합 이끌어내지 못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한동훈 전 비상대위원장을 겨냥한 비판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원 전 장관은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 해도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아직 팀의 정체성을 익히지 못하고 팀의 화합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사람에게 당대표를 맡겨서 실험하기에는 너무 위험하다"며 "당정이 갈라지면 정말 우리 다 죽는다"고 언급했습니다.
나경원 의원은 원 전 장관과 한 전 위원장을 모두 비판했습니다. 나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을 향해 "(대통령과) 사사건건 충돌하는 당대표와 눈치 보고 끌려다니는 당대표면 집구석이 온전하겠느냐"며 "도와줄 땐 확실히 팍팍 밀어주고, 잘못하면 거침없이 쓴소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사사건건 충돌하는 당대표'는 한 전 위원장을, '눈치 보고 끌려다니는 당대표'는 원 전 장관을 겨냥한 겁니다. 나 의원은 또 "국회에서 싸울 수 있는 현역 당대표가 필요하다. 원내 투쟁을 앞장서서 이끌 수 있는 나경원이 일할 수 있게 해달라"며 현역 의원으로서 원외 인사인 한 전 위원장과 원 전 장관보다 원내 투쟁에 유리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윤상현 의원은 '계파 정치'와 '기득권 정치 타파'를 언급하며 제2의 연판장 움직임을 우회적으로 비판했습니다. 윤 의원은 "우리당을 폭망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썩은 기득권의 줄 세우기와 계파 정치"라며 "줄을 세우는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이 있다면 강하게 거부하라"고 지적했습니다.
한동훈, 다른 경쟁자 비판…"인신공격·비방으로 내부총질"
한 전 위원장은 친윤(친윤석열)계 인사들과 다른 경쟁자들을 겨냥해 "축제의 장이어야 할 전당대회에서 당 위기 극복과 전혀 무관한 인신공격과 비방으로 내부총질 하고 있지 않느냐"며 "그렇게 당을 망가뜨리면서 이기면 뭐가 남느냐"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그러지 않고 있고, 앞으로도 그러지 않겠다. 제가 인내하겠다"며 "이런 구태 정치에 물들지 않고, 피하지 않고 전쟁하듯이 변화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원 전 장관과 한 전 위원장 사이에서 문자 내용을 주고 받은 문제에 대한 의혹 제기도 이어졌습니다. 원 전 장관 측 이준우 대변인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제가 알기론 한동훈 후보가 본인의 그 문자를 친한 기자들에게 보여주면서 얘기한 적 있다 그러더라"고 주장했고, 이에 한 전 위원장 측은 언론 공지를 통해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든 기자에게든, 한동훈 후보가 김 여사 문자를 보여준 적이 없음을 분명히 한다"며 "원희룡 후보 측의 마타도어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김건희 여사 문자 파동과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한 제2의 연판장 논란이 이어지면서 장외에선 당권주자 간 공방전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친윤계와 친한(친한동훈)계 등 계파 갈등으로까지 확전하는 모양새입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