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AI가 흔든 금산분리)②롯데, 유통으로 버텼다…이제는 '바이오'
지주사 전환 후 2019년 금융계열사 정리
바이오에 1조 이상 투입·2030년까지 4조6000억원 계획
증손회사 규제완화·150조원 국민성장펀드 수혜 '주목'
2026-01-16 06:00:00 2026-01-16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1월 14일 1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이재명 정부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첨단전략산업 육성을 국정 핵심 과제로 내세우며 금산분리 원칙의 예외적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결합을 차단해 온 금산분리 제도는 40년 넘게 유지돼 온 핵심 규제다. 다만 대규모·장기 투자가 불가피한 산업 구조 변화 속에서 현행 제도가 투자 구조의 유연성을 제약하고 있다는 지적이 재계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IB토마토>는 금산분리 완화 논의가 실제 기업들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관련 기업들의 재무 구조와 투자 전략을 중심으로 점검하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김규리 기자] 롯데그룹은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지난 2019년 카드와 손해보험 등 금융 계열사 지분을 정리하며 유통과 화학을 양대 축으로 성장해 왔다. 다만 최근 유통과 식품 부문은 내수 둔화와 경쟁 심화로 성장성이 제한되고 화학 부문은 글로벌 공급 과잉과 전기차 수요 둔화가 겹치며 성장 압박이 커진 상황이다. 금융을 잃고 유통으로 버텨온 롯데는 이제 바이오라는 미래 산업에 사활을 걸었다. 오는 2030년까지 바이오 사업에 조단위 투자 계획을 내세웠다. 최근 정부 차원에서 논의되는 금산분리 규제 완화와 국민성장펀드 투자 계획이 바이오 등 신사업을 앞세운 롯데의 자금조달 선택지를 넓힐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사진=롯데그룹)
 
바이오 올인 속 금산분리 규제 완화시 수혜 가능성은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바이오를 선택하며 올해 초까지 롯데지주(004990) 등 그룹 계열사를 통해 총 5차례 유상증자를 단행해 1조원 이상을 투입했다. 최근에는 호텔롯데가 2144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전폭적인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7년까지 송도에 바이오캠퍼스 1공장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2030년까지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3기(총 36만 리터) 등 메가플랜트 건설을 위해 4조 6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 매출은 지난 2024년 직전년도 대비 소폭 오른 2344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손실 801억원, 당기순손실 897억원으로 모두 적자 전환했다. 자체적으로 자금 조달이 힘든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그룹 내 지속적인 자금 투입이 불가피한 구조다. 
 
 
문제는 자금 확보다. 투자 집행의 주체가 되는 롯데지주의 별도기준 순차입금은 지난해 3분기 말 3조7000억원으로, 순차입금의존도는 최근 5년 새 24.2%에서 43%로 증가했다. 최근에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자체적으로 외부 차입을 늘리며 바이오 투자 지원을 이어가고 있으나, 지주사 차원의 재무 여력에는 부담이 누적되는 모습이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면 정부 부처에서 논의 중인 증손회사 의무 지분 보유 비율 완화는 롯데그룹의 바이오 투자에 숨통을 틔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롯데지주의 자회사로 현행 규제상 증손회사를 설립할 경우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하지만, 규제가 50%로 완화되면 외부 투자자와 합작법인 형태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자금 조달이 가능해진다.
 
현재 금산분리 규제 완화 논의는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분야에 집중돼 있지만, 향후 적용 범위가 다른 산업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주목된다. 150조원 규모 국민성장펀드 투자 계획에는 반도체와 배터리 외에도 백신·바이오 등 첨단산업 12개 부문이 포함돼 있다. 바이오의약품이 첨단전략산업으로 인정될 경우 롯데바이오로직스 역시 규제 완화의 간접적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외부 금융기관이나 전략적 투자자와 증손회사를 설립해 송도 공장 건설 비용을 분담하게 되면 롯데지주의 직접 출자 부담이 크게 경감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주사 전환 이후…카드·손해보험 등 금융사 정리
 
롯데그룹은 지난 2019년 지주사 체제 전환 과정에서 롯데카드는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에, 롯데손해보험은 JKL파트너스에 매각했다. 공정거래법은 일반지주회사가 금융업 또는 보험업을 영위하는 국내 회사 주식 소유를 금지하고 있어 지주사 전환 당시 보유 금융사 지분을 정리해야 했다. 다만 롯데캐피탈은 일본 롯데파이낸셜로 넘기면서 유일한 그룹 내 금융사로 자리하고 있다.
 
금융 계열사 매각은 그룹의 수익 다변화 전략에도 제약으로 작용했다. 유통 계열사의 고객 기반을 활용한 금융 시너지 창출이 가능했지만, 금산분리 규제로 지주사 차원의 통합 금융 전략 수립이 어려워졌다는 점이 구조적 한계로 지적된다.
 
실제 롯데는 그룹 내부 현금 흐름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지난해 외부 자본 유치에 나선 바 있다. 지난해 8월 일부 금융권 기관은 롯데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자금 대여를 목적으로 특수목적법인 바이오밸류제일차를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밸류베일차는 롯데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자금 대여와 대여금 채권 취득 및 관리를 사업 목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금융기관을 통한 외부 조달로 송도 바이오캠퍼스 건설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측은 <IB토마토>에 "해당 SPC는 롯데바이오로직스 등 그룹과 연관없이 금융기관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설립한 것"이라며 "금산분리 규제 완화나 국민성장펀드 등 현재 논의 중인 정부 정책과 관련해서는 아직 세부 내용과 적용 범위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향후 정책 진행 상황과 그룹의 바이오 부문 적용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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