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탈 야욕' 선 넘는 일본…"네이버, 엑시트로 '전화위복' 노려야"
네이버, 기존 주요 사업인 검색엔진 시장서 밀려나
AI 후발주자 네이버…"현 사업 포기하고 과감한 투자 가능성"
2024-05-29 16:50:33 2024-05-30 10:40:14
[뉴스토마토 최수빈 기자] 네이버(NAVER(035420))를 향한 일본 정부의 라인야후 지분 매각 압박이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앞서 일본 총무성은 행정지도를 통해 라인야후에 네이버와 지분 관계 재검토를 포함한 경영 체제 재검토를 요청했는데요. 이에 네이버는 출구 전략을 모색 중인데, 일각에선 미래 먹거리인 인공지능(AI) 등의 투자를 위한 네이버의 A홀딩스 지분 매각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의 행정지도로 촉발된 '라인야후 사태'로 국내 기업 강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네이버 본사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라인야후의 최대 주주인 A홀딩스 지분 매각 여부를 두고 협상 중입니다. 미야카와 준이치 소프트뱅크 최고경영자는 지난 9일 “현재 네이버와 자본 관계 및 구조 측면에서 논의 중”이라며 “네이버도 해당 문제에 대해 소극적이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네이버 역시 지난 10일 “지분 매각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소프트뱅크와 성실히 협의해 나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각각 A홀딩스의 지분을 50%씩 가지고 있는데요. 소프트뱅크가 네이버의 A홀딩스 지분 1%라도 매입하면 경영 주도권은 소프트뱅크 측으로 넘어갑니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역시 네이버가 일본의 압박 이전부터 지분 매각을 고심해 왔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강도현 과기정통부 2차관은 지난 10일 “네이버는 자사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라인야후에 접목시키는데 현실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어 지분 매각을 포함한 여러 대안을 중장기적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검토해 왔던 사안이라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글로벌 빅테크는 거대언어모델(LLM)을 축으로 AI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검색 서비스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이에 네이버는 기존 사업인 검색엔진의 국내 시장지배력이 차츰 낮아지는 가운데 활로를 모색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에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AI 사업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A홀딩스의 지분을 매각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A홀딩스의 가치는 20조원 가량으로 평가되는데요. 네이버가 보유한 A홀딩스 지분 50% 중 10%만 매각해도 2조원 가량의 현금이 유입됩니다.
 
실제로 지난해 네이버는 초거대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내놓는 등 신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요. 다만 지난해 2조원에 육박하는 연구개발(R&D) 비용을 지출했음에도 아직 AI 사업이 의미 있는 매출을 내지는 못하는 상황입니다. 
 
이에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플랫폼이나 메신저 서비스 사업을 지는 태양으로 본다면 당연히 페이드 아웃(서서히 사라짐)해야 하지만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나 위치가 있다면 바로 빼내기에 아깝다. 그렇기에 단계적으로 엑시트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며 “그럼에도 AI 등 신사업에 투자되는 비용이 막대하기에 아깝지만 현 사업을 포기하고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다. 경영진의 판단이 매우 중요하다”고 진단했습니다. 
 
최수빈 기자 choi3201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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