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모든 협력사에게 추락, 질식 등과 같이 안전을 위협하는 사고가 단 한번만 일어나도 사업장 출입을 1년 동안 정지하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전면 도입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자사 모든 사업장에 출입하는 모든 협력사들에게 추락, 질식, 감전, 전도, 낙하 등과 같이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사고 발생 시 출입정지 기한을 기존 5일에서 1년으로 대폭 강화하고, 이를 이달 1일부터 시행하겠다고 공지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삼일절 연휴를 마치고 돌아온 월요일에 회사로부터 이 같은 내용을 전달받았다”고 말했습니다.
해당 공지에는 협력사들이 사업장에 들어서기 전에 안전 수칙을 점검하는 사전 미팅에서, 아픈 사람이 있는지, 작업 당일에 발생 가능성이 있는 위험 상황 확인, 위험상황 발생 시 비상대피로 인지 여부, 삼성 소방대 전화번호 공유 등을 확인하라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특히 화학물질을 다루는 작업을 할 때는 반드시 보호구를 미착용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주의도 담겼습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출입 정지되는 협력사 직원이 누적되면 협력사 종합평가에서 패널티로 작용하기 때문에 경각심을 갖고 근무에 임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갖춰지게 됩니다. 출입 제한 직원이 누적되고 지속될 시 협력사 대표 혹은 임원이 직접 사업장에 나와 자사 직원들의 관리감독을 해야 합니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협력사들에게 고강도 안전경영 체제 구축을 요구하는 건 삼성전자의 자체적 안전경영 체계 구축뿐 아니라 협력사들 역시 안전경영을 강화해야 삼성이 지속가능경영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실제 삼성전자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안전 사업장 구축을 위해 모든 제조사업장에 산업안전보건 경영시스템 국제표준인 ISO 45001 인증 취득을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이를 협력사들에게 취득을 권고하고, 이를 협력사 종합평가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ISO 45001은 사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위험을 사전 예측 및 예방해 궁극적으로 기업의 이윤창출에 기여하고 조직의 안전보건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요구사항을 규정한 국제표준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표준협회가 주관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월부터 계도 기간을 거쳐 이달부터 시행되는 제도”라면서 “삼성전자 혼자만 안전경영을 구축한다고 해서 안전이 지켜지는게 아니라 모든 분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사전에 안전을 철저하게 예방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지난달 16일 수원지법 형사6단독 이용우 판사는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삼성전자 직원 2명에 각각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금고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습니다. 지난 2018년 9월4일 3명의 사상자를 낸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내 이산화탄소 누출 사고 관련해 재판에 넘겨진 13명이 1심에서 집행유예 등을 선고 받았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0년 6월 11일 국내외 모든 반도체 사업장이 환경안전 국제 공인 기구 UL(Underwriters Laboratories)로부터 세계 최고 수준의 '폐기물 매립 제로' 사업장으로 인정받았다. 사진은 재활용 대기중인 웨이퍼 박스. (사진=뉴시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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