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120석도 위태로운 민주당, 유일한 반전 카드는?
2024-02-27 06:00:00 2024-02-27 06:00:00
1월 말에 《이기는 정치학》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2022년에 출간한 《좋은 불평등》은 ‘운동권 경제학’과 대결하는 책이었다. 《이기는 정치학》은 ‘운동권 정치학’과 대결하는 책이다. 두 권 모두 ‘중도진보’ 입장에서 운동권 경제학과 운동권 정치학을 비판하는 책이다.
 
책의 목표는 ‘현실정치 교과서’다. 정책과 선거의 관계, 정치구도와 선거의 관계를 조망한다. 예컨대, 종부세는 왜 ‘정권교체 촉진세’로 작동했는지, 87년 이후 9번의 총선과 8번의 대선은 어떤 요인에 의해 결정됐는지, 탄핵촛불연합은 누구였고 왜 해체되었는지 등을 살펴본다. 책의 뒷부분에서는 총선 판세 전망과 중도확장에 필요한 7가지 액션플랜을 제안하고 있다. 
 
◆ ‘약점 약화’ 국힘 vs. ‘약점 강화’ 민주당 
 
《이기는 정치학》의 기본 관점은 민주당의 총선패배 가능성이 더 높기에 혁신을 통한 중도확장 필요성을 제기한다. ①기본 시나리오 ②나쁜 시나리오 ③좋은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기본 시나리오’는 국민의힘 144석, 민주당 139석이다. 민주당이 5석 격차로 패배하는 경우다. ‘나쁜 시나리오’는 국민의힘 156석, 민주당 127석이다. 민주당이 29석 격차로 패배하는 경우다. 현재 판세로 볼 때, 민주당의 ‘좋은 시나리오’ 가능성은 사라졌다. 
 
《이기는 정치학》에서는 ‘불리한 판세를 뒤집은’ 선거의 교과서로 2012년 박근혜 비대위 사례와 2016년 문재인-김종인 비대위 사례를 분석한다. 선거에서 ‘불리한 판세를 뒤집는’ 핵심 비결은 ‘약점 보완’이다. 정치에서 약점보완 = 혁신 = 중도확장은 동의어다. 
 
국민의힘 최대 약점은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다.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윤석열-김건희와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 1월 21일~23일간에 있었던 ‘윤-한 갈등’이 중대 분수령이었다. 이후 공천 주도권을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가져오게 됐다. ‘윤석열 아바타’ 이미지에서 탈출했고 용핵관(용산 대통령실 핵심관계자) 공천을 막아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약점을 완화했고, 지지율은 상승하기 시작했다. 
 
반면, 민주당의 최대 약점은 이재명 대표였다. 12월 말~1월 초에 김부겸,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이재명 대표에게 ‘통합 비대위’를 요구했다. 이재명 대표는 통합 비대위를 거부했다. 이재명 대표는 ‘약점 보완’을 거부했다. 
 
이후 민주당은 ‘약점을 강화시키는’ 일련의 행보를 한다. 2월 5일 임혁백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 탄생의 책임자론’을 제기했다. 임종석-추미애 논란이 본격화된다. 2월 14일에는 이재명 대표가 ‘새 술은 새 부대론’을 제기했다. 하위 20% 명단이 통보된 1월 19일에는 김영주 전 국회부의장이 탈당했다. 다음날 박용진 의원이 ‘하위 10%’를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민주당 공천은 ‘비명횡사 찐명횡재’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2월 25일 기준, 민주당에서 단수공천을 받은 후보는 총 51명인데, 6명만 ‘비명’이고 나머지는 전부 친명 계열이다. 민주당은 공천 과정을 통해 약점을 강화시켰고, 당의 총선전망은 그만큼 어두워졌다. 
 
◆ 유일한 반전 카드 - 이재명 대표의 불출마 
 
민주당은 120석도 위태로워졌다. 민주당은 이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을까? 아직 ‘민주당이 이기는’ 방법이 있긴 한다. 대다수 유권자들이 ‘불공정하다’고 생각하는 정당한 불만에 해법을 제시하면 된다. 이재명 대표가 불출마를 하고, 핵심 측근인 정성호 의원, 조정식 사무총장 정도가 함께 불출마를 하면 된다. 그럼, 다시 ‘윤석열 정부 심판론’이 불붙을 수 있다. 이재명 대표의 선택이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이기는 정치학 저자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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