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경기 부진에도 건설사 브랜드값 더 올랐다
GS건설, 185억 최다…DL·현엔도 100억 넘어
브랜드 아파트 선호도 높은 탓…수주에도 영향
2024-01-11 16:25:26 2024-01-11 16:29:17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우려와 고금리, 원자재값 인상으로 인해 건설업황이 악화한 상황에서도 대형건설사의 이름값은 더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택매매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브랜드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는 여전하면서 지주나 계열사에 높은 이름값을 지불하는 모습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SK(2743억원) △GS(1158억원) △롯데(815억원) △DL(175억원) △HDC(92억원) △부영(7억원) 등 대기업집단의 지주회사들은 지난해 상표권(브랜드) 사용료로만 총 1조3545억원을 벌어들였습니다. 이는 전년동기(1조1527억원)보다 17.5% 증가한 수준입니다.
 
(표=뉴스토마토)
 
상표권은 특정 기업집단을 식별하기 위해 문자나 기호·도형으로 이뤄진 브랜드(상표법상 상표)로, 브랜드 보유회사는 상표권 사용권을 계열회사에 부여해 거래합니다.
 
수수료는 통상 연결 연 매출액에 0.1%~0.5%를 가산해 책정되는데 건설사의 경우 브랜드 아파트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보니 자체 브랜드가 없는 기업들이 지주사나 계열사에 막대한 브랜드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올해 역시 이름값이 비싸진 모습입니다. 건설사별로 보면 GS건설의 브랜드 사용료가 가장 높았습니다. GS건설은 올해 1월부터 12월말까지 1년 간 GS와 185억원에 GS상표사용계약을 맺은 상태입니다. 이는 작년 체결한 거래액(175억원)보다 5.7% 가량 늘어난 규모입니다.
 
지난해 인천 검단 아파트 주차장 붕괴 사고로 ‘순살자이(Xi)’와 같은 오명을 썼지만,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이 10조1152억원으로 1년 전보다 20% 증가하는 등 실적이 오름세를 보임에 따라 매출액에 연동해 비용이 책정된 것으로 보입니다.
(표=뉴스토마토)
 
DL이앤씨는 DL과의 수의계약을 통해 DL브랜드 사용료로 125억원을 지불할 예정입니다. DL은 수취회사의 매출액에서 광고 선전비를 제외한 금액에 0.2%를 곱해 브랜드 사용료를 매기는데 거래금액은 작년보다 3.3% 오른 수준입니다.
 
현대엔지니어링 또한 현대건설에 지불하는 '힐스테이트' 브랜드 사용료가 5년 연속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힐스테이트 브랜드 사용료는 2020년 53억원에서 2021년 60억원, 2022년 76억원에 이어 지난해 107억5700만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111억2800만원으로 3.4% 뛰었습니다. 2014년 현대엠코와 합병한 이후 주택부문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면서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적용한 데 따른 결과입니다.
 
이밖에 SK에코플랜트는 SK와 올해부터 2026년 12월말까지 3년 간 SK브랜드 사용 관련 수의계약을 맺었습니다. 계약기간 동안 SK에코플랜트는 434억원을 지불하게 됩니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인지도가 높은 아파트 브랜드가 상대적으로 수주전에서 유리한데다 청약시장 흥행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브랜드를 사용한다”면서 “매출액에 연동되기 때문에 거래금액은 매출액 등의 변화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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