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공포 현실화…법정관리 가는 건설사
최근 1년간 건설사 3563곳 문닫아
세경토건·남명·해광건설 등 법정관리행
태영건설도 기로…건설사 줄도산 우려 ↑
2024-01-04 15:14:56 2024-01-04 15:14:56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최고조에 달하며 건설사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고금리와 원자재값 인상, 악성 미분양 증가까지 건설업계를 둘러싼 하방압력이 거세진 상황에서 시공능력평가 16위인 태영건설까지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을 신청하며 줄도산 공포가 커진 까닭입니다.
 
4일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최근 1년 간 폐업을 신고한 건설사(종합·전문공사업 변경·정정·철회 포함)는 총 3563곳으로 집계됐습니다. 폐업건수는 직전년도 동기(2890곳)에 견줘 23.3% 증가한 수준입니다.
 
아파트 공사 현장 모습.(사진=백아란기자)
 
시장에서는 고금리, 미분양, 대출강화라는 삼중고가 겹쳐진 상황에서 태영건설 워크아웃까지 더해지면서 중소건설사들의 자금조달 환경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우려하는 분위기입니다. 실제 지난해 연말을 기점으로 지방에 거점을 둔 건설사들의 법정관리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부산회생법원은 작년 12월27일 울산의 전문건설업체 중 하나인 세경토건에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습니다. 회생 절차가 개시되기 전까지 자산을 동결한 것입니다. 지난 2022년 전문건설협회 울산시회 소속 업체 중 2위에 달했던 세경토건은 만기 도래하는 차입금을 막지 못해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남에서는 시공능력평가 285위인 남명건설이 부도가 났으며 광주에서는 시평 908위인 해광건설이 만기 어음을 막지 못해 부도 처리됐습니다. 중소·중견 건설사의 법정관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022년 우석건설과 동원건설산업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데 이어 작년에는 시평 83위였던 대우조선해양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갔으며 현대가(家) 오너3세인 정대선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HNInc과 대창기업, 신일, 국원건설 등이 줄줄이 법원의 회생절차 수순을 밟고 있기 때문입니다.
 
법정관리는 워크아웃과 달리 회생절차 돌입시 경영권 자체가 넘어가 법원이 지정한 관리인이 기업 활동 전반을 관리하는 등 감독 기관과 금융권 지원여부에서 차이점을 보입니다. 건설사 역시 채권회수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점에서 워크아웃을 우선 고려하는데 문제는 고금리와 경기 침체로 인해 업황 개선시기가 불투명하다는 점입니다.
 
 
(표=뉴스토마토)
 
분양을 통해 자금이 공급돼 최종 청산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특성을 고려할 때 현재와 같은 미분양·미입주 등 PF 관련 우발채무가 지속될 경우 건설사의 도미노 도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섭니다.
 
대형 건설사 역시 안심하기 이른 상황입니다. 당장 오는 11일 워크아웃 개시 여부 결정을 앞둔 태영건설의 경우 채권단의 마음을 돌리지 못하면 법정관리에 돌입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태영건설은 지난 3일 채권단 설명회를 열고 △보유 자산 매각 △강도높은 구조조정 △PF 사업 재구조화·추진사업 조기 안정화 등의 사업 정상화 방안을 발표했지만, SBS 매각과 사재출연 등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나오지 않으며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사업성이 나오기 어려워 분양가를 싸게 책정하지 못하는 현장들은 미분양을 피할 수 없다”라며 “미분양은 곧 시공사에게 미청구공사와 미수금이라는 유동성 문제로 이어지고, 시공사의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까지 이어질 수 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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