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 제약사업부 매각…노조는 ‘결사반대’
글랜우드PE SK케미칼 인수 위해 대신PE서 500억 투자
금속노조 "대화하지 않는 글랜우드PE 자격 없다"
2023-12-20 15:44:19 2023-12-20 17:04:22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SK케미칼의 제약사업부 매각을 두고 노조가 결사반대하고 있습니다. 국내 사모펀드 글랜우드PE가 SK케미칼 제약사업부 인수 자금 충당을 위해 대신PE에서 5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는데요. 노조는 인수 자금이 다른 사업체에서 들어올 경우 고용불안, 노동조건 악화 등 각종 부작용이 일어난다는 입장입니다.
 
금속노조는 20일 여의도 글랜우드PE 앞에서 SK케미칼 제약사업부 투기자본 인수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들과 대화하지 않은 글랜우드PE는 SK케미칼 제약사업부를 인수할 자격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SK케미칼과 글랜우드PE가 노동조합을 배제한 채 밀실 매각협상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매각 MOU 체결 이후에도 노동자들과 대화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SK케미칼 제약사업부 인수 반대 기자회견 모습. (사진=표진수기자)
 
노조의 주장은 인수자금이 SK케미칼이 아닌 다른 사모펀드에서 들어올 경우 고용불안과 노동조건 악화 등 각종 부작용이 일어난다는 입장입니다.
 
금속노조 SK케미칼지회는 "매각의 상대는 글랜우드PE라는 사모펀드다. 사모펀드가 인수한 기업들이 구조조정으로 심각한 갈등을 겪었다"며 "사업체를 인수하고 기업가치를 높여 되팔아 차익을 남기는 것이 본질인데, 비용절감과 경영효율화의 구조조정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노동자들이 짊어지게 된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현재 SK케미칼은 친환경 소재 사업인 그린 케미칼에 집중하기 위해 제약 사업 등을 담당하는 라이프 사이언스 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한 상태입니다. 제약사업은 케미칼 내 비주력 사업이라는 판단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SK케미칼은 최근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글랜우드PE)와 제약사업부 매각을 골자로 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습니다. 잠정 거래 규모 6000억~65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노조는 고용승계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기준 SK케미칼 제약사업부에는 696명가량의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는 상황에서 매각이 진행되면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이에 SK케미칼 제약 사무·영업직 노조는 지난 9월22일 전원 고용승계 보장 촉구 등의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글랜우드PE는 거래 대금 마련을 위해 기존 블라인드 펀드(투자 대상이 정해지지 않은 펀드)와 인수 금융 등 다양한 방법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현재 글랜우드PE가 SK케미칼 제약사업부 인수 자금 충당을 위해 대신PE에서 500억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는데요. 이 과정에서 글랜우드PE는 금속노조와 대화할 법적 지위에 있지 않다는 이유로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편, 대신PE와 글랜우드PE는 관계가 나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글랜우드PE가 기업을 인수할 당시 대신PE가 이를 지원하는 형태의 투자도 많이 단행한 바 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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