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사도 '양극화'
주요 부품사 전동화 비중↑…해외고객사 확보 집중
중소기업은 전기차 대응여력 부족에 급감
내연기관보다 부품수 줄고 일자리도 위협
'미래차특별법' 통과…부품산업 전환 촉진 기대
2023-12-13 14:50:19 2023-12-13 16:07:03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전기차 시대로 넘어오며 자동차 부품 시장에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현대모비스 등 국내 대기업 부품사들은 전동화 전략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나가고 있지만 전기차로의 급격한 전환에 대응하지 못한 중소 부품사들은 고사 위기로 내몰리고 있는데요. 자동차 산업 생태계의 핵심인 부품업체의 위기는 자동차산업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어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현대모비스 인도네시아 배터리시스템 공장 조감도.(사진=현대모비스)
 
13일 업계에 따르면 대기업 부품사들은 전기차 시장 성장에 힘입어 전동화 부품 중심으로 고객을 다변화하고 있습니다.
 
우선 현대모비스(012330)는 올해 3분기까지 현대차(005380)기아(000270)를 제외한 글로벌 고객사를 대상으로 85억7000만달러(약 11조6000억원)를 수주했습니다. 올 초 공격적으로 세웠던 목표 금액(53억6000만달러)을 60% 초과 달성했는데요. 지난 8월 폭스바겐으로부터 수조원대의 배터리시스템을 수주하는 등 메르세데스-벤츠,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등 주요 고객사로부터의 수주 비중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HL만도(204320) 역시 지난해 포드에 전기차용 통합 전자 브레이크(IDB) 등을 공급하며 전기차 부품 비중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올해 3분기 신규 수주 4조1000억원 중 전장 비중은 88%, 전기차 비중은 78% 수준에 달합니다. HL만도는 2027년까지 전기차 부품 비중을 51%로 늘리고 현대차·기아 외 수주 비율을 63%까지 확대할 계획입니다.
 
한온시스템(018880)은 현대차그룹 외 포드, 폭스바겐, GM, BMW 등 다양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습니다. 특히 전기차 핵심 부품인 열관리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는데요. 한온시스템은 전체 매출에서 전기차 등 친환경차 관련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지난해 25% 수준에서 2025년 40%까지 높인다는 계획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전동화 시장은 절대 강자가 없는 실정이라 전동화 생산 경쟁력을 확보한 부품사들이 매우 유리하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중소 부품사들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과 원자재 급등→자동차 생산 차질→부품 업체 수익성 악화→미래차 준비 부족이라는 악순환의 고리가 빠졌습니다.
 
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미래모빌리티엑스포’에서 관람객들이 자동차 부품 관련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사진=뉴시스)
 
실제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완성차 업체(현대, 기아, 한국지엠,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 타타대우)와 직접 거래하고 있는 1차 협력업체수는 729곳(대기업 301곳, 중소기업 428곳)입니다. 2019년 824곳과 비교해 100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특히 이 기간 대기업은 32곳 늘었지만 중소기업은 127곳이 줄었습니다.
 
2019년부터 하이브리드차를 중심으로 친환경차 판매가 급격히 늘면서 모터 등 관련 부품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이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탓인데요.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가 올해 350개 부품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실태조사 결과 중견기업 이상은 미래차 미전환 상태가 24%에 그친 반면 중소기업은 83%에 달했습니다. 
 
또다른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가 계열사를 통해 자체 조달하는 비중을 높이고 있다"며 "현대차그룹 의존도가 높은 업체들은 쉽게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내연기관차보다 적은 전기차의 부품 수도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입니다. 내연기관차는 평균 2만5000~3만개의 부품이 필요하지만 전기차는 절반 수준인 1만5000개만으로 제작이 가능합니다. 전기차 등 미래차 전환으로 엔진과 배기, 연료계 부품은 사라지고 동력 전달 부품도 상당수 감소하고 있습니다.
 
김용원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상무는 "전체 자동차 생산의 10%를 전기·수소차로 생산하면 고용은 17% 감소하고 20% 생산 시 30% 준다"며 "내연기관 중심의 산업 생태계가 전기차로 바뀌는 과정에서 근로자와 사업자가 어렵지 않게 기술적 금융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지난 8일 '미래자동차 부품산업의 전환촉진 및 생태계 육성에 관한 특별법안(미래차 특별법)'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미래차 특별법은 급변하는 자동차 산업 환경 하에 부품생태계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산업통상자원부가 발의했습니다. 주요 내용으로는 소프트웨어를 미래차 기술로 명확히하고 미래차 기술개발과 사업화, 표준화 등을 전방위적으로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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