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900만원대의 중국산 전기차가 국내 자동차 시장에 상륙합니다. 충전 인프라 부족과 높은 가격으로 전기차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저렴한 가격으로 무장한 중국산 상용전기차가 대거 들어오면서 중국은 우리나라 최대 전기차 수입국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수입업체 이브이케이엠씨(EVKMC)는 이르면 이달 말 2인승 초소형전기밴 '마사다QQ'를 정식 출시합니다. 본격적인 출고는 내년부터 이뤄질 예정입니다.
마사다QQ.(사진=이브이케이엠씨 홈페이지 캡처)
마사다QQ는 중국 체리자동차가 생산한 'QQ 아이스크림'을 그대로 수입해 2열에 격벽을 달아 전기화물밴으로 인증을 받은 모델입니다. 전장 2980mm, 전폭 1495mm, 전고 1635mm로
현대차(005380) 캐스퍼 보다 작은 초소형 전기화물차인데요.
중국산 리튬인산철(LFP)배터리를 탑재해 용량은 13.9㎾h, 최대 출력은 15㎾로 최고 속도는 시속 80km입니다. 1회 충전시 최대 주행거리는 132km입니다. 마사다QQ는 지난 8일 환경부의 소음 및 배기가스 인증도 완료하며 출시 막바지 단계에 있습니다.
출고가격은 1950만원이지만 보조금을 받을 경우 900만원대에서 구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초소형 전기화물차는 국고보조금 550만원에 지자체 보조금 275만원(서울시 기준)으로 최대 825만원을 받습니다. 여기에 소상공인의 경우 국고보조금의 30%(최대 350만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서울시 기준으로 960만원에 구매가 가능합니다. 사업자의 경우 부가세도 환급돼 실 구매가격은 더 떨어집니다.
이브이케이엠씨 관계자는 "현재 환경부의 보조금 승인 절차가 막바지 단계로 조만간 등재되면 출고를 시작할 것"이라며 "보조금은 최대 1000만원 가량을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마사다QQ 실내.(사진=이브이케이엠씨 홈페이지 캡처)
마사다QQ는 경차 보다 작지만 이륜차보다는 큰 이동수단입니다. 주행거리가 길지 않지만 지역 내에서 운행하기엔 무리가 없죠. 배달용, 짧은 출퇴근용, 자녀 픽업용으로 수요가 높을 것으로 이브이케이엠씨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브이케이엠씨는 현재 '마사다' 브랜드를 달고 중국 자동차업체 동풍소콘이 제작한 전기 화물밴 '마사다 밴'과 전기 1톤트럭 '마사다 픽업'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마사다 밴은 올해 11월까지 526대가 팔려 수입 상용차 판매 4위에 올랐습니다. 이브이케이엠씨는 내년에는 전기 승용차 및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도 들여온다는 계획입니다.
이처럼 한국 시장에서 중국산 전기차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는데요. 특히 가격경쟁력을 갖춘 초소형 전기차 및 상용전기차가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디피코 '포트로'를 제외하면 국내 유통되는 초소형 전기차 대부분이 중국산 플랫폼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업계는 차량 플랫폼을 제작할 기술력이 약하고 자금력 한계로 중국산을 쓸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정명훈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연구원은 "저가의 중국산 수입과 보조금 혜택이 더해져 국내 자체 초소형 전기차 개발이 등한시될 수 있다"며 "국내 경형전기차 시장 잠식 우려와 함께 경쟁력 있는 국내 생산 모델의 연구개발 및 생산비용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BYD 1톤 전기트럭 '티포케이(T4K)'.(사진=BYD)
실제 중국은 우리나라의 두 번째 전기차 수입국입니다. 상용차를 중심으로 중국산 전기차 수입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인데요.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10월 중국산 전기차 수입 규모는 5억3800만달러로 1위 독일(7억8800만달러)에 이어 2위에 올랐습니다. 전기차 시장 형성 후 주로 미국, 독일 두 나라에서 전기차를 수입했지만 최근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이 부쩍 늘었습니다.
전기차 수입액 기준 중국의 순위는 2021년만 해도 5위(2800만달러)에 그쳤지만 지난해 3위(1억6600만달러)로 오른 데 이어 올해는 2위로 치고 올라왔죠. 이런 추세라면 올해 연간 기준으로 중국이 처음 한국의 전기차 수입 1위국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업계는 1톤 미만 상용차인 다마스와 라보가 단종되면서 이 자리를 중국 전기 화물차가 빠르게 채우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수입 상용차 판매 상위 10위에는 중국산 모델이 7개에 달합니다.
업계에서는 중국 최대 완성차 업체인 BYD 등 중국 업체들이 전기 승용차까지 한국 시장에 진출할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BYD는 이미 1톤 전기트럭 T4K를 출시해 국내 시장 탐색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다만 중국산 차량에 대한 품질과 AS 네트워크는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란 지적도 나옵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일 충전 주행거리나 여러 가지 성능 등에서 다소 미흡한 면이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AS가 발생했을 때 대처 문제가 중국에 대해서는 아직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말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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