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해운업계가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규제 강화에 따라 친환경 선대 전환의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이에 해운사들은 국책은행의 선박금융 지원 확대를 통해 자금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올해부터 적용된 IMO의 에너지효율지수(EEXI)와 탄소집약도지수(CII) 규제들을 충족시키기 위해 조건에 맞지 않는 선박에 엔진출력제한장치와 에너지저감장치 등을 탑재해야합니다. 아울러 메탄올, 암모니아 등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으로 전환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IMO는 올해부터 해운분야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감축전략으로 EEXI와 CII를 적용했습니다. EEXI는 선박이 1톤의 화물을 1해리 운송하는데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을 선박 제원을 활용, 사전에 계산해 지수화한 값을 말합니다.
EEXI 규제에 충족하지 못한 선박은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설비를 탑재해야 합니다. 선박의 속도를 낮춰 운항하는 엔진출력제한장치(EPL)과 낮은 출력으로 동일한 속도를 유지하도록 하는 에너지저감장치 등이 대표적입니다. 한국선급(KR)에 따르면 올해 초 국적선 조사대상 1104척 중 51.6%는 EEXI 기준에 미충족하고 있습니다.
세계 2위 덴마크 해운업체 머스크의 메탄올 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사진=머스크 )
CII는 선박이 1톤 화물을 1해리 운송하는데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을 선박의 실제 운항정보를 기반, 사후적으로 지수화한 값입니다. A부터 E까지 총 5단계로 구분되는데 지수가 낮을 수록 A등급, 높을 수록 E등급으로 선박이 측정됩니다.
이 중 CII D등급(3년 연속)과 E등급(1년) 선박의 경우 운항제한의 우려가 있습니다. 특히 E등급 선박에 대한 친환경선 전환이 시급합니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가 조사한 연도별 국적선CII 등급변화 척수에 따르면 올해 D와 E등급 선박은 각각 186척, 163척으로 조사됐습니다. D와 E등급 선박은 향후 점차 늘어날 예정입니다. 내년 D와 E등급 선박은 각각 205척과 186척, 2025년에는 210척과 217척, 2026년에는 208척과 257척으로 분석됐습니다.
선사들은 낮은 등급의 선박을 친환경선으로 전환하기 위해 금융지원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해운 시장 침체기가 도래했기 때문입니다. 컨테이너선 시장의은 수급 불균형에 따른 해상운임 약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벌크선 시장 역시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시황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친환경선을 주문하기 위해선 막대한 자금이 필요합니다. 해운업계는 각 선종별 기존 연료 선박 대비 친환경선 건조비용이 메탄올 추진선은 16%, 암모니아 추진선은 24% 정도 증가할 것으로 계산합니다. 또 E등급 선박의 신조를 위해서 올해 기준 약 20조원, 2026년까지 연평균 약 6조1000억원의 비용이 필요하다고 추산 중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해운산업을 미래 유망산업으로 지정해 친환경 선박 건조를 위한 산업은행 선박금융 확대가 필요하다"며 "국적선사 노후선대 교체와 친환경 선박건조 금융상품 개발 논의를 통한 테스크포스(TF)에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현대미포조선의 4만5000입방미터(㎥)급 중형 암모니아 추진선의 조감도. (사진=HD한국조선해양)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