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KDB산업은행(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이 세계 8위이자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011200)의 본입찰을 마감했습니다. 참여 기업은 하림과 동원그룹뿐입니다. 기존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로 선정된 LX인터내셔널은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양 업체들의 자금 동원력이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매각이 유찰될 것이란 관측이 동시에 제기됩니다.
HMM 채권단인 산은과 해진공은 23일 본입찰을 끝냈습니다. 산은과 해진공은 지난 9월 시작한 HMM의 실사를 이달 8일 마무리했습니다. 앞서 예비 입찰에서 숏리스트로 밝혀진 기업은 하림과 동원그룹, LX인터내셔널 등 3개사였습니다. 그러나 LX인터내셔널은 내년에 이어질 해운업 불황을 원인으로 인수전에서 빠졌습니다.
현재 참여 기업들이 본입찰에 적을 HMM의 인수 희망가격이 산은과 해진공이 원하는 금액에 크게 못 미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유찰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매각 대상 주식 수는 3억9879만주(지분율 57.9%)입니다. 산은과 해진공은 HMM의 현 시세를 기준으로 매각가를 정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예상 매각 가격은 현 HMM 주가를 기준으로 삼을 때 6조원대입니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 20~30%까지 합치면 7조~8조원대까지 올라갑니다.
HMM 컨테이너선 모습. (사진=뉴시스)
그러나 인수 후보자들의 희망 매입가는 최대 6조원대입니다. 동원그룹과 하림·JKL 컨소시엄이 자체 조달 자금은 각각 3조원대로 알려졌습니다. 양사는 금융권으로부터 추가 자금 조달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따라서 3조원을 빌릴 경우 최근 인수 금융 금리가 연 7~8% 수준을 고려하면 이자를 1년에 2000억원대를 지불해야 합니다.
여기에 HMM은 매각 후 3억3400만주의 추가 상장이 예정된 점도 원매자들의 부담입니다. 이 물량이 추가 상장되면 원매자들의 지분율은 57.9%에서 38.9%로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산은과 해진공은 현재 우선협상대상자와의 추가 논의가 필요하지만, 보유 중인 영구채 1조6800억원어치를 내년부터 2025년까지 순차적으로 전환한다는 입장입니다.
산은도 유찰 방지를 위해 HMM 매각가를 시세보다 낮게 설정할 수 없습니다. 저가 매각 논란에 휩싸일 수 있어서입니다. HMM 노조원들은 현재 매각과 관련해 "졸속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현재 후보 기업의 인수를 강력하게 반대 중입니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전날 HMM 매각에 대해 "모든 경우의 수를 다 준비하고 있다"며 "결과가 나오면 바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본입찰에 따른 우선협상자 결과는 내달 나올 전망입니다.
지난 21일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HMM 졸속매각 저지를 위한 노동조합 총 궐기대회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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