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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20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재계 순위 78위의 유진그룹. 한세실업, 원코리아미디어홀딩스를 제치고 종합보도채널인 YTN 인수를 목전에 두고 있다. 아직 방송통신위원회의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등 인수를 위해 넘어야 할 관문이 많지만, 건자재와 금융업을 주로 영위하는 유진그룹의 YTN 인수는 시장의 놀라운 반응을 자아냈다. <IB토마토>는 YTN을 인수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유진그룹의 효익과 인수 여력 등을 짚어보려 한다. (편집자주)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유진그룹이 YTN 인수로 얻을 수 있는 ‘시너지’에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미디어 사업 확대로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확대될 것은 물론, YTN이 보유한 풍부한 자산도 그룹 재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서울 여의도 유진기업 사옥.(사진=유진기업)
부동산자산·높은 재무건전성…유진그룹 ‘알짜 자회사’ 기대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YTN(040300)의 올해 3분기 분기보고서상 사업영역은 △방송사업 △임대사업 △온라인사업 △기타사업 등으로 구분된다. 방송사업의 매출이 가장 크다. 올해 1~3분기 방송사업 매출이 65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임대사업 154억원 △온라인사업 88억원 △기타사업 7억원 순으로 기록됐다.
다만, 영업손익을 보면 ‘알짜사업’ 순위가 다소 바뀐다. 같은 기간 임대사업의 영업이익률이 30.9%로 가장 높았고, 온라인사업 역시 28.9%로 준수한 수준을 나타냈다. 올해 1~3분기 별도 기준으로 기록한 매출 902억원 가운데 부동산 임대사업으로 거둔 매출은 154억원으로 17%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도 매출의 13%인 198억원이 임대사업에서 기록됐다.
반면 방송사업에서는 164억원의 영업손실, 기타사업에서는 28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방송사업 부진으로 회사는 12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매년 꾸준한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는 임대사업 영향으로 그나마 더 큰 손실을 막을 수 있었다.
YTN이 보유한 대표적 부동산 자산은 남산서울타워와 사옥인 서울 상암동 뉴스퀘어 등이다. YTN은 지난 1999년 정보통신부 경쟁 입찰을 통해 701억원에 당시 남산타워를 낙찰 받았다. 현재 남산서울타워의 전망대와 일부 층은 CJ푸드빌에 임대해 고정 수익을 얻고 있다. 또 2015년부터는 사업관리동을 개발해 상업시설인 ‘서울타워플라자’를 운영 중이다. 이곳에는 스타벅스, 공차 등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입점해 있다. 2014년에는 서울 상암동 뉴스퀘어로 사옥을 이전했고, 사옥 일부 역시 임대해 수입을 얻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YTN의 투자부동산 순장부금액은 930억원이다. 그러나 이들 부동산의 실제 자산가치는 이보다 훨씬 크다. 지난해 말 기준 감정평가법인으로부터 평가받은 상암동 뉴스퀘어의 토지·건물 공정가치는 2430억~2712억원에 달했다. 남산서울타워까지 합하면 두 부동산의 자산가치는 5000억원을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올 들어 영업실적은 주춤하지만 YTN의 재무안정성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회사는 지난해까지 7년 연속으로 연간 기준 흑자를 기록해 왔다. 지난해에도 매출 1521억원, 영업이익 53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올 들어 급격히 늘어난 매출원가 영향으로 1~3분기 매출 902억원, 영업손실 120억원을 보였다.
재무상태는 안정적이다. 지난 9월 말 기준 YTN의 부채비율은 40.7%, 유동비율은 823%를 나타낼 정도로 안정적인 재무상태가 눈에 띈다. 이에 따라 유진그룹이 YTN을 인수한다면 5000억원 이상의 부동산 자산과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보유한 방송사를 연결 자회사로 두게 될 전망이다.
기업들의 언론사 인수 ‘릴레이’…유진그룹과 시너지 여부 주목
최근 언론사를 인수하는 기업들의 사례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기존에 영위하는 사업과의 ‘시너지’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모습이다.
지난 9월 호반건설로부터 전자신문을 인수한
더존비즈온(012510)이 대표적 사례다. 더존ICT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더존비즈온은 호반건설이 갖고 있던 전자신문 지분 74.38%를 560억원에 인수했다. 지난 2021년 호반건설의 전자신문 인수 당시 가격(482억원)보다 비싼 금액으로 매입한 것이다.
더존비즈온은 전자신문 인수 당시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을 아우르는 디지털전환(DX) 대표기업이라는 상징성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이번 인수를 결정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인 더존비즈온과 ICT 전문 언론사인 전자신문의 시너지에 대해 관련 업계는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산업의 침체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절실했고, 미디어 사업 재진출 의지를 보이던 유진그룹이 YTN을 인수함으로써 니즈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진그룹은 지난달 “YTN의 지분 인수를 통해 방송·콘텐츠 사업으로의 재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인수 목적을 밝혔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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