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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17일 10:3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재계 순위 78위의 유진그룹. 한세실업, 원코리아미디어홀딩스를 제치고 종합보도채널인 YTN 인수를 목전에 두고 있다. 아직 방송통신위원회의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등 인수를 위해 넘어야 할 관문이 많지만, 건자재와 금융업을 주로 영위하는 유진그룹의 YTN 인수는 시장의 놀라운 반응을 자아냈다. <IB토마토>는 YTN을 인수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유진그룹의 효익과 인수 여력 등을 짚어보려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최대주주와의 주식매매계약(SPA)까지 체결해
YTN(040300) 인수까지 사실상 방송통신위원회의 승인만 남게 된 유진그룹에게 유일한 변수는 인수자금 마련으로 꼽힌다. 지분 매각 입찰 단계에서도 경쟁후보들보다 월등히 높은 가격을 써내면서 ‘오버밸류’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데다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서다.
서울 여의도 유진기업 사옥.(사진=유진기업)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진기업(023410)의 올해 3분기 말 연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386억원,
동양(001520)은 1048억원으로 총 2434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유진기업과 동양은 각각 지분 51%, 49%를 출자한 특수목적회사(SPC)인 유진이엔티를 통해 YTN 인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유진그룹은 지난달 23일 이뤄진 YTN 지분 매각 입찰에서 3199억원을 써내 경쟁 후보인 한세예스24홀딩스(2340억원)와 원코리아미디어홀딩스(1263억원)를 큰 격차로 따돌리고 낙찰자로 선정된 바 있다. 타 후보들과의 입찰가가 적게는 약 860억원, 많게는 1900억원 가량 차이나는 셈이다. YTN의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6410원) 기준 2692억원이다.
YTN 인수자금 3199억…‘어디서 어떻게?’
유진기업과 동양이 현재 보유한 현금은 총 2434억원이다. 유진이엔티의 지분 비율에 따라 유진기업이 1631억원을, 동양이 1568억원을 지불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수 예정 가격인 3199억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단순 계산으로 765억원이 추가로 필요하다.
이 때문에 지난달 낙찰 직후 시장에서는 ‘유진그룹이 YTN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금융 계열사인 유진투자증권을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그러나 유진그룹 측은 곧바로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냈다.
실제로 유진그룹이 YTN 인수를 위해 핵심 금융 계열사인 유진투자증권까지 매각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유진기업과 동양이 갖고 있는 현금성자산을 모두 사용할 순 없는 노릇이기에 최소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은 조달해야 한다.
유진그룹은 인수금융의 도움 없이 보유하고 있는 환매조건부채권(RP) 등을 활용해 인수 자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RP는 금융기관이 일정 기간 이후 확정금리를 주고 재구매하는 조건으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또한 일부는 유진그룹 보유 부동산을 활용해 부동산담보대출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9월 말 연결 기준 유진기업이 갖고 있는 투자부동산 장부금액은 2454억원, 동양은 1289억원이다.
유진기업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유진기업과 동양이 보유한 현금에 RP, 부동산담보대출을 활용해 인수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라면서 “두 기업의 안정적인 부채비율 등 재무건전성도 우수해 자금 마련은 충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9월 말 연결 기준 유진기업의 부채비율은 105.1%, 동양의 부채비율은 34.6%로 안정적인 수준을 기록 중이다. 통상 기업의 부채비율은 200% 미만이면 ‘적정선’으로 평가된다.
인수가격 '오버밸류' 논란…YTN 보유 자산 많아 '기우' 평가
투자은행(IB) 업계는 여전히 유진그룹의 YTN 인수가격(3199억원)의 적정성에 대한 의구심을 품고 있다.
유진그룹의 인수가격은 기존 한전KDN, 한국마사회가 보유한 단순 지분가치뿐 아니라 YTN의 자산가치,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고려한 것인데 지나치게 과다하게 책정된 것 아니냐는 것이다.
16일 종가 기준 YTN의 시가총액 2692억원 중 유진그룹이 인수키로 한 30.95%의 지분가치는 833억원이다. 유진그룹은 무려 284%나 많은 돈을 주고 YTN의 지분을 인수키로 한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YTN이 보유한 현금성자산과 부동산 자산이 많아 이에 대한 우려는 ‘기우’라고 일축한다.
최한승 실장은 “YTN은 현금성자산이 총차입규모를 상회하는 ‘무차입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YTN이 임대건물로 보유하고 있는 남산서울타워, YTN 뉴스퀘어도 장부가 대비 실제 가치는 더 높은 것으로 파악돼 향후 재평가시 추가적인 재무지표 개선도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YTN의 올해 3분기 매출은 902억원으로 전년 동기(1069억원) 대비 15.6% 감소했다. 또한 지난해 3분기 기록한 25억원의 영업이익은 올해 3분기 들어 120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전환됐다. 다만, 올 들어 저조한 영업실적을 기록 중이지만, YTN이 보유한 풍부한 부동산 자산은 시장의 ‘오버밸류’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YTN은 남산서울타워와 서울 상암동 YTN 뉴스퀘어를 부동산 자산으로 보유 중이다. 현재 두 부동산의 가치는 약 5500억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YTN이 지난해 부동산 임대로 올린 매출은 198억 1200만원으로 전체 매출의 13%를 차지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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