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유아 교육과 보육 체계를 일원화하는 '유보 통합'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조속히 '정부조직법'이 개정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로 나뉘어 있는 유아 교육·보육 업무를 하루빨리 한 부처가 맡아야 정책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행정 체제 일원화하지 않으면 유아 교육·보육 체계 붕괴"
한국유아교육대표자연대·보육학계·유보통합범국민연대 등 58개 단체는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합계출산율 0.7이라는 사상 초유의 기록 앞에 대한민국 아이들이 사라지고 유치원과 어린이집도 텅 비어 폐원하는 기관들이 줄을 잇고 있다"며 "이원화된 행정 체제는 영유아 교육과 보육을 침몰하게 만드는 주범으로 서둘러 행정 체제를 일원화하지 않으면 유아 교육·보육 체계가 붕괴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현재 만 3~5세 유아의 교육 업무를 맡고 있는 유치원은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만 0~5세 영유아의 보육을 담당하는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각각 관할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렇게 이원화된 유아 교육·보육 체계를 하나로 합치는 '유보 통합'을 실시하고자 지난 7월 '유보 관리 체계 일원화 방안'을 내놨습니다. 우선 1단계로 올해 안에 '정부조직법' 등을 개정해 보건복지부가 담당하고 있던 영유아 보육 관련 업무·예산·인력 등을 교육부로 이관한 뒤 2단계로 지방자치단체가 가지고 있던 업무와 예산 등도 시도교육청으로 관할을 옮길 방침입니다. 이후 2025년에는 유치원·어린이집 통합 모델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한국유아교육대표자연대·보육학계·유보통합범국민연대 등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사진 = 장성환 기자)
"행정 조직 만들어져야 권한 생겨 책임 있게 '유보 통합' 추진"
하지만 이러한 '유보 통합' 계획의 첫 단계인 '정부조직법' 개정도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지난 9월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이 보건복지부의 보육 업무를 교육부로 이관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으나 아직 상임위 문턱도 넘지 못했습니다. 유아 교육·보육 단체들은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행정 조직부터 일원화해야 '유보 통합' 관련 논의가 진전될 수 있다고 호소합니다.
허현주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국공립분과위원회 회장은 "행정 조직이 만들어져야 권한도 생겨 집단 간의 이견을 조정하고 책임 있게 '유보 통합'을 추진할 수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영유아 학부모와 학계가 함께 머리를 맞대 '유보 통합'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을 반드시 만들어 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여야 국회의원을 향해 이달 안에 국회에서 '정부조직법 일부 개정안'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윤경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회장은 "'유보 통합'이 현 정부의 국정과제임에도 책임지는 부서가 없다 보니 영유아 학부모들에게 홍보도 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다"며 "이번 '정부조직법 일부 개정안'을 통과시키는 일은 여야가 다툴 사안이 아닌 만큼 이해관계가 아닌 영유아의 권익만 생각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한국유아교육대표자연대·보육학계·유보통합범국민연대 등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사진은 이윤경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회장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사진 = 장성환 기자)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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