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불금이 한창인 지난 20일 저녁, 명동과 홍익대 인근 다이소 매장은 외국인들로 북적였습니다. 외모도, 사용하는 언어도 달랐지만 다들 다이소 매장에서 판매되는 제품을 관심 있게 구경하며 꽤 오랜 시간을 머무르고 있었습니다.
오후 8시30분쯤 들른 다이소 명동본점에는 다양한 인종의 외국인들이 셀프계산대에서 계산을 위해 줄을 서 있었습니다. 히잡을 쓴 관광객부터 서양인, 일본인, 중국인 등 좁은 공간에 계산하려는 사람이 많다보니 줄이 길에 늘어져 물건이 전시된 곳까지 밀릴 정도로 사람이 넘쳐났습니다. 셀프계산대 이용이 익숙지 않은 외국인들은 한참을 키오스크와 씨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외국인들 가운데 스마트폰을 들고 점원에게 뛰어가 물건 사진을 보여주며 어디에 있는지 묻는 이들도 많았습니다. 온라인 상에서 유행하는 다이소 제품을 보고 현장에서 같은 물건을 찾는 것인데요. 특히 다이소 자체 디자인 상품인 '볼이 빵빵한 친구들'에 시선을 뺏긴 손님들이 많았습니다. 많이들 찾는 제품의 경우 점원들이 곧잘 안내를 하긴 했지만, 결국 원하는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내지 못해 고개를 갸우뚱 거리는 외국인들도 적지 않아보였습니다. 손님에 비해 점원 수가 적기에 사실 매장 정리를 하면서 이 많은 외국인들의 질문을 받아내기는 역부족인 듯했습니다.
지난 20일 다이소 명동본점에서 외국인들이 계산을 하고 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한 시간 뒤 이번에는 다이소 홍대입구점에 가봤습니다. 마찬가지로 외국인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이곳에는 화장품 코너가 좀 더 큰 규모로 마련돼 있었는데요. 헤어케어, 바디케어 제품 등을 포함해 기초화장품, 색조화장품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진열했습니다. 매장의 한 직원은 "저희는 화장품이 주력이기 때문에 매장을 이렇게 구성했다"며 "외국인들이 한국 화장품에 관심을 갖고 많이 구매한다. 관광객뿐만 아니라 홍대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들도 화장품에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매장이 문을 닫기 15분 전쯤 다이소 홍대 2호점을 찾았습니다. 매장 종료 시간이 임박한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곳에 있는 이곳의 외국인들도 여전히 쇼핑 삼매경이었습니다. 이 매장에는 '상품검색대'가 비치돼 있는 것이 눈에 띄었는데요. 상품명을 입력하면 상품 카테고리와 위치를 알려주는 기기입니다.
그러나 실제 검색을 해보니 상품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검색속도도 느리고 원하는 상품을 단번에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 보였는데요. 사용자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해 검색 결과가 너무 방대하게 도출된 까닭입니다. 정확한 제품명을 입력해도 검색결과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도출되기도 했습니다. 더군다나 외국인 사용자라면 이 기기로 검색하기가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0일 다이소 홍대 2호점 상품검색대 모습. (사진=변소인 기자)
다양한 물건을 저렴한 가격에 파는 다이소는 그 특성상 물건이 대개 빽빽하게 진열돼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가시성이 떨어져 다이소를 자주 방문하는 국내 사용자도 물건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매장 안에서 직접 발품을 팔기보다는 결국 점원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현명할 때가 많은데요. 낯선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경우 다이소에서 정확한 물건 찾기가 더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점원들 역시 적은 수로 이들을 상대하는 것이 버거워보였습니다.
분명한 것은 다이소가 외국인들 사이 관광명소로 떠오른 것으로 보인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쾌적한 쇼핑이 가능하도록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지역의 매장의 경우 새 단장을 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난 3월 문을 연 12층 규모의 다이소 명동역점처럼 규모를 키우고 층별 진열을 달리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점원을 추가로 채용하거나 고도화된 상품검색대의 비치를 늘리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겠습니다. 외국인들이 한국의 다이소에서 좋은 기억을 가져갈 수 있도록, 명소에 걸맞은 변화를 기대해 봅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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