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우리가 공기의 중요성을 까먹는 것과 같이 전기도 그 중요성을 잘 인지하지 못한다. 전기는 반도체, 자동차 등 산업들에 핵심 부분이다. 전세계 전력 에너지 인프라 구축 산업 시장규모가 60조달러(약 8경988조원)인 만큼 국내 기업들의 전력 사업이 해외로 수출할 수 있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
18일 구자균 한국전기산업진흥회 회장(
LS ELECTRIC(010120) 회장)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3 한국전기산업대전(SIEF)'에 방문한 뒤 이같은 소감을 밝혔습니다. 국내 전기 산업계의 수출촉진을 목적으로 1994년 처음 개최된 SIEF는 올해로 27번째 열리는 박람회입니다. 올해는 국내외 기업 250여곳이 참가하며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됐습니다.
이날 행사는 구 회장을 포함해 방문규 산업통산자원부 장관과 이재정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전시부스를 둘러보며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습니다. 방문규 장관도 이날 전시 현장 내 전기업체들과 만나 탈탄소화와 분산화, 디지털화에 대해 당부했습니다.
방 장관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변압기·전력케이블·개폐기 등 전기기기 수출은 올해 8월 역대 최단기간 수출 1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선전 중"이라며 "탈탄소화·분산화·디지털화라는 전기 산업이 당면한 도전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분산 전원과 지능형 전력망 등과 관련한 투자와 기술개발을 적극 확대해달라"고 주문했습니다.
구자균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회장(LS일렉트릭 회장)이 LS일렉트릭 전시부스를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사진=이승재 기자)
국내 '중전기 빅3' 참가…차세대 친환경 솔루션 전시
이날 산업대전에는 LS일렉트릭과
HD현대일렉트릭(267260),
효성중공업(298040) 등 국내 '중전기 빅3' 기업들이 참가해 각사의 친환경 전력솔루션을 내놨습니다. 먼저 LS일렉은 국내 최초로 개발한 친환경 170㎸ GIS(가스절연개폐기)에 적용되는 절연 가스 리사이클링 시스템을 강조했습니다. '그린 가스 리제너레이션 솔루션'이라 불리는 이 제품은 기체분리막 기술을 사용한 뒤 친환경 가스에서 친환경 전력기기 절연가스의 핵심요소 'Novec4710(C4F7N1)'을 분리, 정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보통 친환경 가스는 C4F7N1와 산소(O2), 이산화탄소(CO2) 등을 혼합해 사용하는데, 오염과 같은 위험성으로 재활용이 어려워 소각 처리를 합니다. 하지만 LS일렉의 그린 가스 리제너레이션 솔루션은 C4F7N1를 분리한 후 고순도 액화 처리가 가능합니다. 친환경 가스 내 C4F7N1를 90% 이상 회수하며, 순도 99.5% 이상으로 신품 가스에 준하는 순도로 즉시 재사용하도록 한 겁니다. LS일렉 관계자는 "절연 가스 리사이클링 시스템을 통해 친환경 가스 가격의 70% 이상인 C4F7N1을 다시 사용해 운영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HD현대일렉트릭은 해상풍력 발전 분야로 신재생 에너지 발전 신사업을 포함해 기존 전력기기 부문과의 시너지도 강조하며 이목을 끌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신재생 에너지 발전 확대에 따라 해상풍력 시장도 함께 성장할 예정입니다. 이와 동시에 해상 변전소용 변압기와 전력기자재 시장도 활성화 될 전망입니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해상 풍력 발전기를 통해 만들어진 전력을 수요처에 배전하기 위해선 헤상 변전소도 함께 필요할 것"이라며 "그동안 쌓아온 전기·전자기기 기술 역량으로 변전소에 필요한 제품들 역시 우리가 제작해 납품할 목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HD현대일렉트릭은 내년 전라북도가 공모 예정인 1.2GW 해상풍력단지 사업 참여를 시작으로 서남해 시범·확산 단지 1.2기가와트(GW)와 군산시 공공주도 1.6GW 해상풍력단지 개발 사업 등에 쓰이는 물량을 확보해 나갈 전략입니다. 오는 2026년까지 GE와 공동으로 약 1000억원을 투자해 군산시에 풍력 터빈 공장 설립계획도 고려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HD현대일렉트릭 전시 부스에서 관람객이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사진= 이승재 기자)
효성중공업은 정지형 무효전력 보상장치인 STATCOM(스테콤)을 전시했습니다. 스태콤은 송전선로에 무효 전력의 공급과 흡수를 통해 전압을 일정하게 유지해 전력계통의 안정성과 전력 품질을 높여주는 설비를 뜻 합니다. 특히 풍력이나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발전에 효과적으로 사용됩니다.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한전의 신충주, 신영주변전소에 단일 설비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스태콤을 공급하며 국내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밖에 효성중공업은 신재생에너지의 핵심으로 꼽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과 관련된 시스템 공급과 유지보수, 구축 등의 사업도 내세웠습니다. ESS는 피크 저감(Peak Shaving)과 주파수 조정(Frequency Regulation), 신재생 연계(Renewable Integration) 등의 용도에 적용이 가능합니다. 또 독립적인 섬이나 사막에서 기존 발전원(디젤발전기)을 대체해 사용되기도 합니다. 이 관계자는 "풍부한 사업경험과 제품 신뢰성을 바탕으로 ESS사업에서 효성은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며 "고객 가치 극대화와 전력 산업의 새로운 미래 가치 창출에 기여하는 중"이라고 답했습니다.
효성중공업의 '브랜드 스토리'가 전시 부스 내 배치돼 있는 모습. (사진=이승재 기자)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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