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눈치싸움 속 '무더기 기권' 유력
체포안 딜레마에 친명·비명 제외한 100여명 '눈치전'
2023-09-15 17:45:15 2023-09-15 18:22:27


[뉴스토마토 김진양·윤혜원·최수빈 기자] '민주당 무더기 기권표국민의힘 표로 가결 전망…'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민주당 소속 의원들도 치열한 눈치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 대표의 단식으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자는 '동정론'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당 소속 의원들은 기권표를 통한 묘수 찾기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결' 가능성이 한층 커진 셈입니다.
 
찬성도 반대도 부담…기권표가 '묘수'
 
15일 <뉴스토마토>의 취재를 종합하면 상당수의 민주당 의원이 '이재명 체포동의안' 표결에 대한 입장을 정하지 못했습니다. 당 내부에선 168명 현역 의원 중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 각각 30여명을 제외한 100명가량이 관망세를 취하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민주당 소속 의원 다수가 '기권표'를 던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습니다. 최근 민주당 소속 의원 단체 메신저 방에서도 이 같은 의견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 안팎에선 이재명 체포동의안에 대한 기권표가 명분과 실익을 얻을 수 있는 '일타쌍피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찬성표를 던질 경우 단식 투쟁 중인 당 대표에 대한 배신자로 낙인찍힐 수 있습니다. 차기 총선에 대한 공천 불안감도 떨칠 수 없습니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방탄 이미지가 고착, 역풍의 희생양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큽니다. 표결 명분은 충족하면서 이 사태를 조기에 종식할 유일한 방법이 기권 또는 퇴장밖에 없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당 대표에 대한 의리도 지키면서 체포동의안 가결 시 '국민의힘 책임론'으로 몰아갈 수도 있습니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표결에서 어떻게 할지 아직은 고민하고 있다"며 "이 대표의 의사를 존중하고 싶은 한편 검찰이 요구하는 대로 해주는 것이 맞나 싶은 고민도 든다"고 말했습니다.
 
 
단식 투쟁 16일차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대표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1차 때 '반란표' 최소 37표…고민 깊은 민주당
 
비명계 한 재선 의원도 체포동의안 처리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할 말이 없다"고 말을 아꼈는데요. 범친명계로 분류되는 한 3선 의원 역시 "어떻게 할지 고민해보자는 입장"이라며 "주변 의원들과도 표결 얘기는 안 하고 있다"고 귀띔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기권표를 던지는 것이 최선의 대안이라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습니다. 친명계 의원들은 "명분을 세워 당의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기권 혹은 퇴장이 표결 명분을 충족하면서도 지금의 사태를 마무리 지을 수 있는 묘수라는 진단이 나옵니다. 
 
앞서 <KBS>는 지난 14일 비슷한 주장을 담은 전략보고서를 보도했는데요. "표결에 민주당 의원 50명만 참석해 기권표를 던진다"는 내용의 보고서에 대해 민주당은 "당 지도부가 해당 내용을 논의한 것도, 보고받은 적도 없는 정체불명의 문건"이라고 공식 부인했습니다.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참 창의적인 발상"이라며 문건의 존재를 거듭 부정했습니다. 
 
이는 반란표를 최대한 줄이자는 의지로도 읽히는데요. 앞서 지난 2월 이 대표에 대한 1차 체포동의안 표결은 출석 재석 의원 297명 중 찬성 139명, 반대 138명, 기권 9명, 무효 11명에 정족수(149명) 미달로 부결이 됐습니다. 가결·기권·무효표를 합치면 169표로, 당시 체포동의안에 찬성했던 국민의힘·정의당·시대전환 의석을 합친 122석보다 37표나 많았습니다. 
 
김진양·윤혜원·최수빈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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