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조선 3사의 실적이 동반 상승하는 가운데, 업체마다 주력 사업분야는 갈리는 분위기입니다. HD한국조선과 삼성중공업은 친환경 선박과 해양플랜트를, 한화오션은 특수선 사업 부문이 눈에 띄고 있다는 관측입니다.
1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267250)의 조선 중간 지주사 HD한국조선(
HD현대중공업(329180)·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010620))은 조선 빅3 가운데 이달 가장 먼저 올해 수주 목표액을 돌파했습니다. 연간 수주 목표액 157억4000만달러를 초과했습니다. 수주액 159억4000만달러로 목표 대비 달성률 101.3%에 해당하는 성적입니다. HD한국조선해양의 친환경선 기술력이 이같은 성과의 배경이라는 분석입니다.
HD한국조선은 올해 총 122척(부유식 원유 생산설비(FPU) 1기 포함)을 수주한 선박 중 약 70%가 친환경선입니다. 84척에 달하는 수준으로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기록입니다. 특히 HD한국조선은 국내 업계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연료 다음 대세 친환경 연료로 불리는 메탄올 연료 추진선 수주 실적을 앞서나가고 있습니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현재까지 전세계 발주된 117척의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중 국내 조선사가 절반 이상인 61척을 수주했습니다. 이 61척 중 43척이 HD한국조선 물량(70.5%)이며 16척이 삼성중공업(26.2%), 나머지 2척이 HJ중공업(3.3%)이 주문받은 겁니다. 아울러 HD한국조선은 지난 6일 영국(LR)·노르웨이(DNV) 선급과 함께 '메탄올 연료탱크 도장 기술 업무협약(MOU)'을 맺는 등 메탄올선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견고히 하고 있습니다.
HD한국조선은 메탄올선 외에도 아직 나타나지 않은 암모니아와 수소 등 친환경 연료 추진선 개발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HD한국조선 관계자는 "메탄올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해 향후 암모니아와 수소 추진선 등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도 선두 자리를 확고히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HD현대 계열 조선사들, 외국 선급과 고능률 도장 기술 개발 업무협약. (사진=연합뉴스)
삼성중, 해양 플랜트 강자로 '우뚝'…한화, '글로벌 해양 방산 강자' 도약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 부분에서 경쟁사 대비 차별점이 보입니다. 특히 해양플랜트의 주요 설비 중 하나인 부유식 천연가스 액화·저장·하역설비(FLNG)입니다. 삼성중공업은 올초 이미 20억달러 규모의 FLNG 1기를 수주했습니다. 보통 FLNG의 1기당 가격은 15억달러에서 30억달러 수준으로, LNG운반선 6척~12척 가량의 금액에 육박합니다.
삼성중공업은 이르면 다음달 약 18억8000만달러(약 2조5000억원)의 FLNG를 추가로 수주할 것이란 전망을 받습니다. 미국 LNG 생산업체 델핀이 추진하는 FLNG 프로젝트 건조 계약입니다. 삼성중공업이 기초설계 단계부터 프로젝트를 맡아 온 만큼 발주처 입장에서도 설비 발주에 대한 신뢰감이 높아졌다는 분석입니다.
삼성중공업이 이번 수주에 성공하면 지난 2011년 첫 FLNG 수주 이후 12년 만에 연간 2기를 계약하는 성과를 얻습니다. 이에 업계 글로벌 시장에서 해양 플랜트 강자로 우뚝 섰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한화오션은 특수선 사업 점유율 확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내 방산 그룹사 한화그룹 품에 안긴 한화오션은 지난달 23일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한 뒤 특수선 분야의 적극적인 투자 계획을 밝혔습니다. 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입니다.
한화오션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잠수함용 에너지저장장치(ESS)와 한화시스템의 무인 전투체계를 결합해 경쟁력을 높이고, 해외 MRO(유지·보수·정비)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로써 '글로벌 해양 방산 강자'로서의 도약할 복안입니다.
한화오션은 이번 새로 조달하는 2조원 가운데 절반가량인 9000억원을 방산 솔루션 제공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투입합니다. 이를 위해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하는 해외 생산 거점 확보에 주력할 방침입니다. 한화오션은 이번 투자로 특수선(수상함·잠수함) 분야 점유율이 확대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습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이번 방산 투자 효과로 2040년 신사업과 특수선 부문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1%까지 확대될 것"이라며 "작년 말 기준 특수선 매출 비중은 10% 수준에 불과했지만, 오는 2040년에는 특수선 비중이 25%까지 늘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삼성중공업의 차세대 FLNG 모델 MLF-N(Multi-purpose LNG Floater-Nearshore) 조감도. (사진=삼성중공업)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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