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현대차, 5년만의 파업 가시권…지역민·하청 '한숨'
오는 25일 전체 조합원 대상 파업 찬반 투표 진행
올해 임단협, 정년연장 큰 갈등 요소
지역민 "주변에 피해만 없었으면 좋겠다"
2023-08-23 15:02:09 2023-08-23 16:23:05
 
 
[울산=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차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교섭 결렬로 5년만에 파업이 점쳐지면서 지역민과 하청업체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지역민들은 그동안 잠잠했던 노조 파업 예고에 또다시 피로감이 쌓일까 불편한 심기를 들어내는 한편, 현대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하청업체들은 생존에대한 불안감에 휩쌓이고 있습니다.
 
23일 현대차 노조는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쟁의 발생을 결의하고 오는 25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실제 파업에 돌입하면 임단협 관련으로는 2018년 이후 5년 만입니다.
 
지난6월13일 현대자동차 노사가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상견례를 갖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18일 현대차 노조는 울산공장 본관에서 열린 제 17차 교섭에서 임단협 결렬을 선언했습니다. 노조는 "사측이 조합원 요구를 외면하고 일괄 제시안을 내놓지 않고 있어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고 밝혔습니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과 전년도 순이익의 30%(주식 포함)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별도 요구안에는 현재 만 60세인 정년을 국민연금 수령 시기와 연동해 만 64세로 연장하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이번 임단협에서 정년연장은 가장 큰 갈등의 요소로 꼽히고 있는 상태입니다.
 
노조가 실제 파업에 들어가면 임단협과 관련해서는 5년 만의 파업인데요. 노조는 지난해까지 최근 4년간 코로나19와 일본의 화이트 리스트 제외 등 경제 상황을 고려해 파업 없이 교섭을 마무리 해왔습니다.
 
23일 현대차 울산공장 앞 비정규직 철폐 집회 모습(사진=표진수기자)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현대차 노조는 이미 파업 준비에 착수하면서 대규모 파업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지역민들은 최근 잠잠했던 노조 파업이 또다시 시작될까 벌써부터 피로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울산 동구에서 10년 넘게 택시 운전을 했다는 택시기사 A씨(64세·남)는 "파업한다고 큰 피해는 없지만, 최근 잠잠했다가 또다시 파업 얘기가 나오니 벌써부터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울산공장 인근 카페 상인도 "왜 파업을 한다는지 잘 모르겠는데 주변 상권에 피해만 없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현대차 울산공장 앞 주변 상권(사진=표진수기자)
 
현대차가 파업에 나서게 되면 하청업체 또한 피해를 입게됩니다. 실제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은 지난 2016년 현대차의 전면 파업으로 1차 협력업체의 총 매출 손실액이 1조4000억원에 이른다고 추산한 바 있습니다.
 
완성차 협력업체 관계자는 "완성차 제조업체는 이미 정해진 공급물량이 있어 어떻게해서든 물량을 채우려고 한다"면서 "하청 협력업체들은 특근을 써서라도 부품을 공급해야 하는데, 작은 하청들은 그 특근 비용 또한 부담으로 다가온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현대차 노사간 임단협 합의 가능성도 남아 있습니다. 파업이 협상을 위한 카드일뿐, 실제로 시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실제 지난해 파업없이 임금협상 타결을 이뤄냈을 때에도 협상 과정에서 결렬을 선언하고 파업을 준비했던 전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노조 관계자는 "파업 결렬 선언을 했지만, 여전히 교섭은 이뤄지고 있다"면서 "교섭 상황에 따라 파업 진행 여부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대차동차 울산공장 (사진=표진수기자)
 
 
 
울산=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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