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NH투자증권(005940)이 2분기 연속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해 관심이 모아지는데요. 상반기 진행한 오스템임플란트 공개매수, 회사채 발행 등 투자은행(IB) 부문 수익이 대폭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상반기 기업공개(IPO) 성적은 부진했지만 하반기엔 파두,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등 대어급 주관을 맡고 있어 하반기 실적도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다만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에 대한 우려가 상존해 충당금 적립 상황에 따른 실적 변동성은 간과할 수 없다는 지적입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주 2분기 영업이익 2204억원, 당기순이익 1826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시장의 전망치를 웃도는 좋은 성적입니다. 지난해 2분기 대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3.00%, 52.70% 증가했습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브로커리지, IB 부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이 실적 증가에 큰 보탬이 됐습니다. NH투자증권 IB 부문 수익은 전분기 대비 753억원(70.60%) 증가한 181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IB 수수료수익이 전분기 대비 218.30% 증가한 1173억원을 기록하며 큰 폭으로 성장했습니다.
IB 부문별로는 DCM(채권발행시장), 인수금융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호실적을 이끌었습니다. NH투자증권은 상반기 총 3조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대표 주관하면서 주관 실적 점유율 1위를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는 부동산 PF도 상반기 실적에는 기여한 것으로 보입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채권시장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2분기 3조3000억원 회사채 주관을 통해 상반기 국내채권 대표주관 리그테이블 1위를 수성했다"면서 "여기에 오스템임플란트 인수금융 및 공개매수 패키지 딜(1조2000억원) 단독 주관 등에 따른 수수료수익이 전체 실적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습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이 사모펀드(PEF) 운용사로부터 여러 차례 공개매수 주관사로 신임을 받는 데는 전국에 걸친 지점 영업망과 다수의 공개매수 경험, 폭넓은 기관투자자 대상 네트워크가 고려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NH투자증권 2분기 IB 관련 수익 추이.(표=뉴스토마토, 자료=NH투자증권)
하반기 대어급 IPO 기대감↑…부동산 PF 리스크 잠재
다만 ECM(주식발행시장) 부문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올 상반기 컬리, 오아시스, 케이뱅크 등 NH투자증권이 상장 주관을 맡은 대어급 IPO 후보들이 상장을 모두 미룬 탓에 관련 실적이 부진했습니다. 알
멕(354320),
슈어소프트테크(298830) 등의 IPO를 주관하고
남양유업(003920) 우선주 유상증자 등의 딜을 진행하며 체면치레를 한 정도입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반전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많습니다. 향후 예정된 대어급 IPO에 주관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어섭니다. NH투자증권은 하반기 첫 IPO 대어인 파두와 예상 시가총액이 10조원대에 이르는 SK에코플랜트의 대표 주관사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두산로보틱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도 공동 주관을 맡고 있습니다.
우려했던 충당금은 부동산 PF 관련 200억원, CFD 관련 100억원 등에 그쳤습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PD(부도율)값 조정 등 대규모 충당금 적립으로 2분기 증권사들의 실적은 기대되지 않았지만, NH투자증권의 리스크 관리가 빛을 발했다"며 "우려했던 충당금이 크지 않았던 것이 호실적을 견인했다"고 말했습니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유가증권 관련 손익이 흑자전환해 실적개선폭이 컸다"며 "시장우려와 달리 CFD 및 부동산PF 관련 충당금 부담은 200억원 내외로 크지 않았고,
CJ CGV(079160) 전환사채 관련 평가손실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럼에도 하반기 가장 큰 우려 요인 역시 부동산PF입니다. 증권업계의 1분기말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15.88%로 껑충 뛰어오른 상태입니다. 전체 금융권 연체율 2% 수준에 비하면 매우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연합인포맥스 집계를 참고할 경우 NH투자증권은 31일 현재 9172억원의 부동산PF 신용공여잔고를 보유 중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난 3월말 1조1675억원 규모에서 20% 이상 줄었지만 하반기 연체율은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향후 충당금도 늘어날 여지가 있습니다.
또한 부동산 PF 신용잔고 감소는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보탬이 되지만 부동산 PF 관련 수수료 수입도 그만큼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해 하반기 실적에도 영향을 줄 전망입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만기 도래 대비 신규 진행 건이 적어 순감소로 보이며, PF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것에 비하면 감소폭은 의미 있는 수준이 아니다"면서 "신규 딜 영업을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라 PF수수료 감소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NH투자증권 하반기 부동산 PF 우려에 대해서 "지금은 현재로썬 전월 대비해서 크게 추가적으로 쌓은 충당금은 없다"면서 "부동산 PF 대출은 브릿지론 들어가기 전부터 기존보다 훨씬 더 관리를 깐깐하게 하고 있는데 위험가중치(RW)를 더욱 신중하게 보고 있다 "고 말했습니다.
NH투자증권 전경.(사진=신대성 기자)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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