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숙 입지 좁아졌는데…'인스케이프 양양' 배짱 분양
주변 마피 생숙 넘쳐나는데 분양가 최대 30억원 '고분양가' 논란
공급과잉에 수익률 저하 주의보…생숙에 명운 달린 피데스개발
2023-07-11 06:00:00 2023-07-11 18:07:29
[뉴스토마토 백아란·김성은 기자] 피데스개발이 생활형 숙박시설 ‘인스케이프 양양 by 파르나스(이하 인스케이프 양양)’라는시한폭탄을 안게 됐습니다. 도급순위 6위인 대우건설의 시공과 5성급 호텔 운영사인 파르나스호텔이 재위탁운영을 한다는 점을 내세우며 고급화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부동산 호황기에 인기를 끌었던 생숙이 애물단지로 전락하면서 고분양 논란을 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피데스개발은 강원도와 서울에서 진행하고 있던 ‘인스케이프 양양 by 파르나스’ 홍보활동을 잠시 멈춘 후 조만간 2차 분양을 개시할 예정입니다. 해당 단지는 지하 7층~지상 39층(1개 동) 규모로, 총 393실로 구성되는데 현재 분양은 절반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강원도 인스케이프 양양 공사현장 모습(사진=백아란기자)
 
문제는 고금리로 부동산 경기가 위축한데다 거주가 불가능한 점과 예상보다 낮은 수익률로 생숙을 둘러싼 시장 환경이 녹록치 않다는 점입니다. 나머지 미분양 물량의 경우 원자재가격 상승을 고려해 분양가를 높일 필요성이 있지만, 주변 생숙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분양가로 인해 이조차 쉽지 않은 실정입니다.
 
현재 인스케이프 양양 분양가는 전용 11평 원룸이 5억1200만원(부가세 포함) 수준이며 1.5~2룸에 해당하는 7억~10억원대 물량이 가장 많은 상태입니다. 전용 45평 펜트하우스의 경우 분양가만 무려 30억원이 넘습니다. 인근에 공사 중인 브라운스톤 양양 최소 전용 7평이 2억7000만원대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고분양가 논란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입니다.
 
피데스개발 실적 (표=뉴스토마토)
 
동해안 일대 생숙이 과다 공급되면서 미분양은 물론 분양가보다 낮은 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이 넘쳐나는 가운데 배짱 분양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인스케이프 양양 일대에는 금성백조가 짓는 '르부르 낙산', 이수건설이 시공하는 '브라운스톤 양양 오션앤스위트'를 비롯해 '그랑베이낙산', '세인트존스 양양' 등 생숙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낙산지구의 경우 40년 만의 도립공원 해제로 건축 규제가 완화됐지만, 오는 10월 생숙의 오피스텔 용도변경 유예기간이 종료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생숙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고금리로 부동산 경기가 위축한데다 오는 10월까지 용도변경이 안 되면 입주 후 거주용으로 사용 시 매년 시세의 10%를 이행강제금으로 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피데스개발의 경우 현재 분양 중인 개발사업이 ‘인스케이프 양양’ 하나라는 점입니다.
 
기로에 선 피데스개발, 생숙 파고 넘을지 '주목'
 
인스케이프 양양 시행과 운영을 각각 피데스개발의 종속회사인 낙산레지던스와 낙산에이엠씨가 맡고 있는데 생숙이 무너질 경우 피데스개발 매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어섭니다. 특히 당장 먹거리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피데스개발의 실적이 2018년을 기점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입니다.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연결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작년 피데스개발의 매출액은 967억원으로 전년대비 32.4% 감소한 상황입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억9000만원을 기록했으며 당기순이익은 마이너스(-)86억8000만원으로 적자 전환했습니다.
 
양양 해변 일대 생숙 공사현장 모습.(사진=백아란기자)
 
피데스개발의 입장에서는 인스케이프양양을 통해 실적을 내야하지만, 생숙이 시장의 외면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역시 쉽지 않은 것입니다. 현금흐름 역시 둔화한 상태입니다. 지난해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반면 투자활동과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플러스로 전환한 까닭입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의 증가가 유동성과 연결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투자는 줄고 차입은 늘어난 반면 들어오는 돈은 적은 것입니다. 단기차입금이 급증한 점도 부담을 가중시킵니다.
 
작년 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68억원으로 1년 전보다 5분의 1토막 난  반면 단기차입금은 1218억원으로 최근 5년 중 가장 많았기 때문입니다. 이 기간 부채비율은 791%에 달하는 실정입니다. 김승배 대표이사의 경우 현재 한국부동산개발협회장을 맡고 있지만, 본업에서는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셈입니다.
 
한편 생숙 과잉공급에 수분양자들의 예상 수익률도 낮아질 전망입니다. 일대 한 부동산 관계자는 "관광객 수요보다 생숙 공급이 더 많아졌다"며 "분양 당시 제시한 수익률을 실현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피데스개발 관계자는 “상가의 경우 분양을 진행하지 않고 보유해서 운영할 예정이라 수익배분에 포함하진 않을 것”이라며 “(시장 불확실성을 고려해 사업을) PM 등으로 다각화하고 프로젝트도 무리해서 진행하고 있지도 않다”라고 부연했습니다.
 
 
백아란·김성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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