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수-최윤호-지동섭…배터리 3사 투자 각축전
LG엔솔 1조원 회사채 발행…삼성SDI 1조원 넘는 R&D투자…SK온 시설 투자에 2조원 투입
전기차 시장 가파른 성장세에 배터리 수요 증가…투자 비용 확대가 과제
2023-07-03 14:31:38 2023-07-03 16:01:11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배터리 업체들이 투자 확대와 증설에 나서는 배경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와 무관치 않습니다.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이 맞물리면서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인데요. K-배터리 업계로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연구개발(R&D)과 시설 투자에 막대한 비용을 쏟아부어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확보해야 하는 점이 필수 과제가 됐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LG엔솔, 1조원 회사채 발행양극재 구매·합작법인 투자에 활용
 
3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회사 출범 이후 1조원 규모의 첫 회사채 발행에 나섰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 사령탑인 권영수 부회장이 승부수를 던진 셈인데요. LG에너지솔루션은 회사채 발행으로 확보한 1조원 중 1000억원을 양극재 등 원재료 구매를 위한 운영자금으로, 9000억원을 합작법인(JV) 투자 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입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완성차 업체인 스텔란티스, 혼다, 현대차그룹과 북미 합작법인 설립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 발행되는 채권은 조달한 자금을 반드시 친환경 관련 사업에 사용해야 하는 녹색채권으로 전액 발행됩니다.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 생산을 통한 수송 분야 온실가스 감소 등 환경 개선 효과를 인정받아 전액 녹색채권 발행이 가능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습니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사진=연합뉴스)
 
권영수 체제 하의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배터리 생산능력 확대, 차세대 전지 개발을 위한 R&D 투자에 속도를 높일 계획입니다. 지난해 글로벌 배터리 생산 관련 설비투자에 6조3000억원을 투자했으며 올해는 전년 대비 50% 이상 투자를 확대할 방침입니다. R&D의 경우 지난해 8760억원을 투입하는 등 매년 확대하는 추세입니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전기차 배터리 수주 잔고는 올해 1분기 480조원에서 3분기 600조원 이상으로 증가할 전망"이라며 "북미 주요 고객사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투자 요청도 지속되고 있어 올해 말 수주 잔고가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사진=연합뉴스)
 
삼성 SDI, 완성차 기업과 합작법인 설립 조율 중
 
최윤호 사장이 이끄는 삼성SDI는 북미에 추가적인 투자 필요성이 있다는 판단 하에 여러 완성차 기업과 합작법인(JV) 설립을 조율 중입니다. 최근에는 미국 완성차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와 손을 잡고 미국 인디애나주에 합작 공장을 짓기로 했습니다. 합작법인에서는 고성능 하이니켈 각형과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합니다. 향후 출시될 GM 전기차에 전량 탑재될 예정인데요. 삼성SDI가 북미 현지에서 완성차 업체와 합작공장을 짓는 것은 스텔란티스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삼성SDI는 지난해 세계 4위 완성차업체 스텔란티스와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고 인디애나주 코코모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을 짓기로 한 바 있습니다. 스텔란티스 합작공장은 연 23GWh 규모로, 2025년 가동할 예정입니다. 
 
최 사장은 지난달 29일 경기도 용인 본사에서 창립 기념식을 열고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S라인) 구축을 완료하고 하반기 시제품 생산을 앞두게 됐고, 원통형 46파이 배터리 M라인 준공을 통해 차세대 제품 양산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GM 등 고객사와의 추가 협력 확대, 글로벌 공급망 강화 추진,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우수 인재 채용 확대로 초격차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삼성SDI의 경우 지난해 국내 주요 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1조원이 넘는 금액(1조764억원)을 R&D에 쏟으며 신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지동섭 SK온 사장.(사진=연합뉴스)
 
SK온, 배터리 생산라인 신·증설에만 2조원 넘게 집행 
 
배터리 3사 후발주자인 SK온 올해 1분기 배터리 생산라인 신·증설에 2조1586억원을 집행하며 시설 투자에 주력 중입니다. 이는 지난해 1분기의 1753억원 대비 약 12배로 늘어난 수준입니다.
 
지동섭 사장이 이끄는 SK온은 최근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는데요. 최근 SK온과 미국 포드자동차의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인 블루오벌SK는 미국 에너지부로부터 최대 92억달러(약 11조8000억원)에 달하는 정책지원자금을 잠정 확보했습니다.
 
재무 건전성 강화에도 주력하는 모습인데요. SK온은 미국, 유럽, 중국 등에 있는 전기차 배터리 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을 작년 88기가와트시(GWh)에서 2025년 220GWh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SK온이 수익성을 개선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하반기 중 흑자 전환을 예상하며, 분기별로도 유의미한 실적 회복이 예상된다"고 전망했습니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SK온의) 수율 향상과 출하량 증가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습니다.
 
"K-배터리 3사 분리막 수요 2030년 100억달러 돌파"
 
이런 가운데 국내 배터리 3사의 분리막 수요가 오는 2030년 100억달러(13조원)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시장조사업체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K-배터리 3사의 금액 기준 분리막 수요는 2030년까지 연평균 17%씩 성장해 104억달러에 달할 전망입니다. 
 
분리막은 배터리의 배터리 폭발 방지를 위해 양극과 음극이 닿지 않도록 막아주면서 리튬이온이 지나다닐 수 있도록 통로 역할을 합니다. 안정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장기간 까다로운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해 진입 장벽이 높습니다. SNE리서치는 "높은 진입 장벽으로 인해 신규 분리막 제조사가 나오기 힘든 상황에서 배터리 제조사들의 한국 분리막 기업들에 대한 의존도는 빠르게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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