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철의 묘수, LG화학 미래 먹거리에 베팅
"한계사업 구조조정"…석유화학 체질 개선 속도
신학철 체제 '미래 먹거리' 경쟁력 확보 돌입…배터리·친환경·신약 3대 신성장 동력
2023-06-29 15:04:04 2023-06-29 16:29:33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대표적인 석유화학 업체인 LG화학이 최근 사업 구조 재편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습니다. "한계사업의 구조조정을 늦출 수 없다"는 게 이유인데요. 신학철 체제 하의 LG화학이 미래 먹거리 사업에서 경쟁력 확보에 나서는 '체질 개선'에 본격 돌입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2030년까지 매출 60조원을 달성하고, 3대 신사업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전략입니다. 이를 통해 석유화학 회사에서 지속가능 과학기업으로의 대전환에 나서겠단 복안입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사진=연합뉴스)
 
앞서 노국래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장은 사업부 임직원에게 보낸 메일에서 "범용 사업 중 경쟁력이 없는 한계 사업에 대해서 구조조정을 늦출 수 없다"며 "가동 중지, 사업 철수, 지분매각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인력 재배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 "글로벌 제조업 경기 침체로 석유화학 제품에 대한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구조적 공급 과잉 이슈가 겹쳐 시황 회복 시기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진단하기도 했는데요.
 
글로벌 경기 둔화로 업황이 침체하면서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감소하는 가운데, LG화학이 신학철 체제 하의 체질 개선에 나선 겁니다. 업황에 따른 시장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신사업 키우기에 주력하겠다는 전략인데요.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난 2020년을 기점으로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친환경 화학소재를 개발하는 등 사업구조 대전환에 나섰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신학철 부회장은 배터리 소재, 친환경 소재, 신약을 3대 성장동력으로 재편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습니다. 특히 배터리 소재 사업으로 한단계 도약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되는데요. 3대 신사업 중 핵심은 양극재, 분리막 등 전지(배터리) 소재입니다. 전지 소재 사업 매출을 1조7000억원 수준에서 2030년 21조원으로 12배 이상 성장시키고, 영업이익률이 두 자릿수인 고수익 사업으로 키워내겠단 목표입니다.
 
단입자 양극재를 양산하는 LG화학 청주공장 모습.(사진=LG화학 제공)
 
신 부회장의 사업 다각화에 대한 의지는 남다른데요. 2019년 취임 후 단행한 첫 대규모 조직 개편에서도 이러한 기조는 드러납니다. 신 부회장은 당시 첨단소재사업본부를 신설하는 등 기존 4개 사업본부, 1개 사업부문을 4개 사업본부 체제로 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한 바 있습니다. 기존 화학, 전지사업에 이어 첨단소재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판단한 겁니다.
 
앞서 신 부회장은 "LG화학은 석유화학 중심에서 글로벌 과학 기업으로 포트폴리오 대전환을 추진하고 있다"며 "2030년 LG화학은 전지소재·친환경소재·글로벌 혁신 신약이라는 3대 신성장 동력에서만 매출 40조를 달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업계에선 사업 다각화를 통해 석유화학 업황 부진에도 안정적인 실적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은 석유화학 업황이 과거 경기 순환적인 성격보단 구조적인 변화에 당면했다고 판단해 기존 석유화학 사업의 체질개선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석유화학뿐 아니라 전 사업부에 있어 사업 효율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도 불구하고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지속된 가운데 배터리 관련 사업의 다각화된 포트폴리오 매력이 보다 부각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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