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 5년…'선택과 집중' 분명했다
오는 29일 취임 5주년…별도 행사는 열지 않을 예정
'선택과 집중' 행보로 휴대폰 사업 철수하고, 전장 및 배터리 사업 고도화
신사업 추가 투자와 수익성 개선 과제…AI 등 LG만의 차별 경쟁력 제시 과제도
2023-06-26 16:22:01 2023-06-27 06:52:51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오는 29일로 취임 5주년을 맞습니다. 구 회장 취임 이후 LG는 꾸준한 '고객 가치'와 실용주의로 사업 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LG그룹은 5년 만에 시가총액이 약 3배 성장하면서 기업가치를 한단계 끌어올렸습니다. 이는 차세대 성장 동력인 배터리와 전장 사업 등의 성과가 가시화한 데 따른 성과인데요. 업계에선 한계 사업의 조정과 성장사업으로의 재편을 통해 경영 불확실성을 타개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결국 구광모 체제의 LG는 '고객 중심' 이라는 보편 가치를 강조하며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한 5년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구광모의 '선택과 집중'…전장·배터리·AI 주력
 
구 회장 취임 5년에 별도의 행사는 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구 회장의 경영 행보는 '선택과 집중'으로 요약되는데요.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 필요한 사업은 적극 확장하고, 불필요한 사업은 재빨리 정리하는 행보를 보였습니다. 2021년 휴대폰 사업(MC사업본부) 철수가 대표적입니다. 1995년 LG정보통신으로 사업을 시작한 지 26년 만이었습니다. LG전자의 휴대폰 사업은 TV, 가전과 함께 3대 핵심 사업 중 하나였지만 23분기 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경쟁력이 저하된 상태였습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LG의 경우 과거 의사결정이 다른 기업들보다 보수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요. 구 회장 취임 후 사업성이 높지 않은 사업들을 빠르게 정리하는 전략으로 변모했습니다. 대신 구 회장은 자동차 전장, 인공지능(AI), 배터리 등 주력 사업 고도화와 미래 사업 육성을 강화했습니다. 
 
앞서 구 회장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과감하게 도전하지 않는 것이 '실패'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ABC사업(AI, 바이오, 클린테크)의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ABC 사업에 5년간 54조를 투입해 또 한번의 승부를 보겠다는 각오입니다.
 
가시적인 성과도 눈에 띕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LG그룹 시가총액 규모는 구 회장 취임일인 2018년 6월29일 기준 88조1000억원(우선주·LX그룹 제외)에서 지난 12일 257조50000억원으로 약 3배로 늘리는 등 안정적으로 그룹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구 회장은 '리틀 구본무'라고 불리며 선대 회장인 구본무 회장 이후 LG를 긍정적으로 변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구 선대회장의 갑작스러운 타계 후 구 회장은 2018년 40세의 젊은 나이에 그룹의 경영권을 이어받게 됩니다. 직원들에게 "회장이 아닌 대표로 불러달라"고 당부하거나 현장 방문시 업무 현황을 설명하는 직원에게 90도로 허리숙여 인사를 하는 등 '겸손한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는 후문입니다. 2019년부터 32년간 이어온 오프라인 시무식을 없애고 전 세계 임직원들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 없이 PC나 모바일 기기로 신년 메시지를 접할 수 있게 한 것도 구 회장 취임 후 변화 중 하나입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LG제공)
 
주력 사업 추가 투자 및 수익성 개선 등은 과제
 
구 회장은 '은둔의 경영자'로 불릴 정도로 그간 대외 노출이 적었는데요. 취임 5주년을 맞은 만큼 향후 대외 공개 행보가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구 회장이 '경영자는 경영 능력으로 보여준다'는 실용적 마인드를 갖고 있어 여타 총수들과 달리 공식 석상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으로 안다"며 "표정이 다소 어둡다는 평가도 있는데 갑작스럽게 선대회장이 타계하신터라 구 회장이 공식 석상에서 다른 총수들에 비해 밝은 표정을 짓지 못한 측면도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구 회장은 최근 다른 총수들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의 프랑스·베트남 순방에 동행해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해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 등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 취임 5년밖에 지나지 않았단 점에서 과오는 크게 두드러지지는 않는다는 평가입니다. 다만 구 회장이 해결할 과제가 산적하다는 지적인데요. 그룹의 주력사업이 된 배터리와 전장은 추가 투자가 필요하고 수익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습니다. 미래 먹거리인 AI와 바이오 등의 산업도 다른 기업들이 모두 뛰어드는 분야인 만큼 LG만의 차별적 경쟁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구 회장은 취임 후 꾸준히 경영 키워드로 '고객 가치'를 꼽고 있습니다. 2019년 첫 취임 후 신년사부터 "LG가 나아갈 방향은 고객"이라고 언급하며 경영 철학을 밝힌 바 있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구 회장 취임 후 배터리와 전장 사업의 성과가 가시됐고, 사업 포트폴리오가 고도화 되는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며 "대외 불확실성 등의 상황에서 본인의 스타일을 확실해 위기 대응 비전을 제시할 때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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