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목발 투혼’…부산엑스포 유치에 사활
윤석열 대통령과 한때 충암고 동문수학…1960년 동갑내기로 친분
전정권과 긴밀한 탓에 현정권과 우호 관계 쌓기 위한 행보로 분석
2023-06-12 14:20:40 2023-06-12 14:30:04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지원에 '목발 투혼'을 펼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집니다. 최 회장은 최근 테니스를 치다 아킬레스건이 파열돼 목발 신세를 지고 있는데요. 지난 9일엔 목발을 짚은 채 부산에서 열린 '한일상의 회장단회의'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부산엑스포 유치에 진심'이라는 평가가 나왔는습니다.
 
목발을 짚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왼쪽 아홉번째)과 고바야시 켄 일본상의 회장(왼쪽 열번째)이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대한상의 제공)
 
12일 정·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의 이 같은 행보는 윤석열 대통령과 특별한 인연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후문입니다. 1960년생인 최 회장은 윤 대통령과 동갑내기인데요. 두 사람은 1976년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충암고등학교를 같이 다녔습니다. 다만 최 회장이 충암고를 다닌 기간은 1년이 채 안 된 짧은 시간이었고, 곧바로 신일고로 전학을 갑니다.
 
재계 한 인사는 "최 회장의 이러한 히스토리를 알고 있는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이 윤 대통령 당선인 시절 식사자리에 최 회장을 불러 두 사람을 인사시킨 것으로 안다"고 전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재임 중 중요한 과제 중 하나로 생각하는 부산엑스포 행사의 민간유치위원장을 최 회장에게 맡긴 것도 이러한 특별한 인연이 자리했다는게 정·재계의 시선입니다.
 
반면 SK가 문재인정부에서 밀착행보를 펼쳤단 점에서 최 회장의 부산엑스포 지원은 윤석열정부와의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한 행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과거 정권과 긴밀했다는 평가를 받은 기업들은 대체로 다음 정권에서 순탄하지 않았다는 경험칙에 따른 행보라는 겁니다.
 
또다른 재계 인사는 "과거 SK가 문재인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기업분할과 상장 등을 순탄하게 이어갔단 점에서 현재 윤석열정부와의 관계에서 압박을 느꼈을 개연성이 크다"며 "이런 측면에서 최 회장이 윤 대통령이 공을 들이는 엑스포 유치에 앞장서는 것 아니겠느냐"는 반응을 내놨습니다. 
 
최태원 회장 SNS 캡처
 
재계의 여러 추측에도 최 회장의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열정은 남다른데요.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왼쪽 다리에 깁스를 한 사진과 동영상을 함께 올리며 "(한일상의 회장단회의는) 2030 부산엑스포 유치에도 중요한 행사이니 제 모습이 너무 볼썽사납더라도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게 기원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윤 대통령 역시 취임 후 평소 참모진들에게 대한민국이 초일류 문명국가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에 글로벌 도시가 두 개(서울·부산)정도 있어야 한다는 지론을 펼치고 있습니다. 바로 그 계기를 부산엑스포 유치로 보고 있고, 대한민국의 운명을 바꾸는 거대한 국가미래전략과 직결된 글로벌 이벤트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문재인정부에선 부산엑스포 유치 문제가 지금과 같은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윤석열정부가 들어선 후로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삼성과 SK, 현대차, LG, 롯데 등 5대 그룹은 자체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총동원 하는 등 유치에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에 발맞춰 최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비롯한 주요 기업인들은 오는 19∼21일 프랑스 파리에서 부산 엑스포 유치 지원 활동을 할 예정입니다. 재계 총수들은 4차 프레젠테이션(PT)과 리셉션 등이 열리는 동안 글로벌 네트워크를 동원해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를 호소하는 등 막판 표심 잡기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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